영부인도 반한 구호천사 한비야의 `93번째 나라`
영부인도 반한 구호천사 한비야의 `93번째 나라`
  • 북데일리
  • 승인 2005.11.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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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가 KBS1TV 청소년 퀴즈프로그램 `도전골든벨` 300회특집에 출연 문제를 출제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촬영장을 깜짝 방문했다.

10월 30일 오후 학생과 교사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방송제작 현장에 사전예고 없이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대통령이 등장하고 나서 영어문제 출제자로 초대된 모델 겸 탤런트 다니엘 헤니에게 방청석의 한 학생이 영어로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자신의 영어발음 `프레지던트(President)`를 알아듣지 못한 다니엘에게 학생은 `더 킹(The King)`이라고 소개하자 노 대통령은 물론 방청객들도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출제자로 나선 권양숙 여사는 "UN(국제연합)에서 각 나라별 정부 이외의 민간단체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지역-국가별로 조직한 자발적인 비영리 단체를 일컫는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에 관한 문제를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됐다.

`어릴 때 책 많이 읽었느냐`는 MC의 질문에 "나름대로 문학소녀였다"는 권 여사는 "최근 한비야 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푸른숲)을 읽고 낸 문제"라며 "책을 읽는 국민이 선진한국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영부인까지 관심을 쏟은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오지여행가이자 지난 5년 간 국제 민간기구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으로 활동한 한비야(47)가 직접 참여한 세계 각국의 생생한 구호현장과 자본주의적 구호시스템의 문제점을 낱낱이 담아낸 `구호활동보고서`다.

남아시아 쓰나미 참사현장에서부터 세계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식량난에 허덕이는 아프가니스탄,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해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 참화 속의 이라크, 생쥐가 식량대용으로 잡아먹히는 아프리카 말라위와 잠비아까지 `구호천사` 한비야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 없다.

특히 올해 긴급구호팀장으로 방문한 북한은 `그렇게 가고 싶던 93번째 나라`였다. 어린 시절 북한에 대한 감정은 한비야에게도 남과 북처럼 극명하게 두쪽으로 나뉘어 있었다. 학교에 가면 북한은 타도해야 할 적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 `6.25 사변일`이 가까워 오면 반공웅변 대회에서 수차례 상을 받았던 `반공`어린이였다.

하지만 어린 한비야가 집에만 오면 북한은 그리움의 대상이자 `반쪽의 고향`이었다. 함경도 정평에서 월남한 아버지는 북한 사투리를 심하게 썼고 가자미식해 등 고향음식을 즐겨 먹으며 무언가 그리워할 때마다 딸에게 고향얘기를 들려주었다. 한번도 보지 못한 할머니, 고모, 삼촌이 살고 있는 북한은 `반공소녀`에게도 애틋한 아버지의 고향이었다.

올해 아버지의 고향 땅을 밟았다. 식량난이 가중되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감자 혁명`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농업과학관에서 8500평의 농지를 가득 메운 80여동의 비닐하우스는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감자혁명의 발전소, 씨감자 공장이었다. 논의 절대면적이 부족한 상황. 한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최소량의 곡물은 650만톤인데 그중 3분의 2만 자체 생산되고 나머지는 해외원조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비야는 "200~300만톤 생산되면 탄수화물 부족분이 해결이 되는데 5년 뒤에는 400만톤 이상이 생산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북한에 대한 원조가 5년간만 꾸준히 이뤄지면 북한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수준이 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3년만에 출간된 한비야의 7번째 저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지난 9월초 초판인쇄 후 한 달 만에 9만8000부가 발매됐고 아직도 베스트셀러 랭킹 수위를 달리고 있다.

[북데일리 원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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