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vs책] 과학과 경제로 풀어보는 호기심천국
[책vs책] 과학과 경제로 풀어보는 호기심천국
  • 북데일리
  • 승인 2008.04.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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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지식은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전화할 때 자꾸 낙서를 하는 까닭은? 라면은 왜 꼬불꼬불할까? 야구선수들은 왜 껌을 좋아할까?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여기에는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 있다.

DVD와 CD의 크기는 같은데 왜 케이스는 다를까? 햄버거를 먹으면서 운전하는 것은 괜찮고, 전화를 하면서 운전하는 것은 불법? 보석이 박힌 수백만 달러짜리 브래지어는 왜 만드는 걸까? 이런 의문도 가질 것이다. 모두,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된 질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의문점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과, 경제학적으로 풀이한 책을 나란히 소개한다. <도전 무한지식>(달. 2008)과 <이코노믹 씽킹>(웅진지식하우스. 2007)

먼저 <무한 도전지식>은 라디오 과학프로그램에 소개한 과학상식을 묶은 책이다. 전작 <과학 콘서트>을 통해 인문, 사회과학, 예술 등에 걸쳐 다양한 지식을 쉽게 설명한 KAIST 정재승 교수와 방송작가 진희주의 공저다.

자, 그럼 위에 제시한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할 것이다.

전화할 때 낙서를 하게 되는 이유는 전화는 온통 언어 정보이다 보니 뇌의 도형을 담당하는 부분이 심심해져서 선이나 삼각형 따위를 그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화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목소리만 듣기에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의 불균형한 상태가 일어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무의식적인 노력 때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야구선수들은 왜 껌을 좋아할까? 껌을 씹으면 긴장이 풀리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거기에 더해 껌을 씹으면 알파파가 증가해 기분이 좋아지고, 인슐린이 만들어지면서 그것이 뇌를 자극해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그 밖에 책은 압축 렌즈는 렌즈를 꽉 눌러 압축한 걸까? 왜 내가 나를 간지럽힐 수 없을까? 양치질 후에 과일을 먹으면 왜 맛이 없을까? 30미터 방수 시계의 정확한 의미는? 등의 재미있는 의문들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간단히 정답을 소개하면, 압축렌즈 고굴절 렌즈이지 렌즈를 압축한 것은 아니다. 치약으로 양치질을 하면 혀의 미세포가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치약의 여러 성분 중에 계면활성제가 양치 후 과일 맛을 텁텁하게 하는 주범이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기 쉬운 일들에 어떤 과학 원리가 숨어 있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다.

다음 책은 <이코노믹 씽킹>.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발견하는 의문들에 대해 경제학적 개념으로 답하고 있다.

DVD와 CD의 크기는 같은데 왜 케이스는 다를까? 백화점 남성복 매장은 낮은 층에 있고, 여성복 매장은 높은 층에 있는 이유는? 정답은 바로 비용 때문.

DVD는 VHS의 대체품이었는데, 기존의 비디오 대여점이 사용하고 있던 진열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같은 높이의 DVD 케이스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CD는 기존의 레코드판의 높이의 진열장을 반으로 나누면, CD 케이스를 두 줄로 진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성복 매장이 낮은 층인 이유는 남성들은 굳이 높은 층까지 올라가서 옷을 살 의향이 없지만, 여성들은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프랭크는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재미있는 조사를 진행했다.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 ‘기회비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문제를 냈다. 그런데, 고작 7%만이 정답을 맞췄다고 한다.

이는 경제학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렴풋이 이해하는 상태로 넘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해 ‘경제적’ 사고법을 키우는 방법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또 경제적 합리성만을 추구하다가 과다경쟁의 늪에 빠지는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콘서트장에서 앞을 더 잘 보기 위해 모두가 일어서게 되는 경우, 시끄러운 파티에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다 결국 모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게 되는 경우 등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위에는 그런 과다경쟁을 막기 위한 장치들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야구나 배구 같은 프로 스포츠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등도 이런 과다경쟁을 막기 위한 장치이다.

이 책이 특기할 만한 것은 ‘모든 걸 경제 원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의 오만함을 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역사적인 정황이나, 기타 상식에 기반한 원리로 복잡한 현상을 설명해내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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