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영교 의원이 ‘씨족 의원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작년 친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엔 과거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국회의원이 비서나 인턴을 채용하는 것은 의원의 재량이나 의원실 인턴 채용 공고에 몰리는 지원자들의 치열함을 생각한다면 친인척 채용은 못 할 짓이다. 이러고도 청년 무업자들을 향해 좀 더 노력하라 날선 잣대를 들이댈 일인가 의문이다. 이제 청년도 약자나 다름없는 시대다.
청년 실업 문제를 다룬 <무업 사회>(펜타그램.2015)도 일하지 못하는 청년들에 대한 오해를 낱낱이 열거했다. 흔히 ‘눈이 높다, 하고 싶은 일만 하기 위해 일을 고르고 있다’ ‘부모가 도와주니 일하지 않는다’ ‘부모나 고용센터 등 상담할 곳이 충분하지 않은가’ 등은 모두 오해라는 견해다.
책에 따르면 중퇴 경험자나 저학력자는 특히 이력서의 문턱을 넘기조차 힘들다. 게다가 취업이 안 돼 공백기가 길어지면 이른바 ‘이력서의 공백’ 기간이 생긴다. 회사는 공백이 있는 이력서에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아무 데나 들어가서 밥벌이라도 해야지 않나’는 생각도 단면만 보고 하는 말이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재능과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니면 오래가기 힘들 뿐 아니라, 최악에는 질병이나 부상을 얻게 된 청년도 많다.
한 청년은 이직률이 매우 높은 직장에서 일하다 각종 문제와 동료들의 이직에 따른 업무 과다로 인해 우울증을 앓게 됐다.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장기적인 무업 상태에 빠졌다.
부모가 도와줘 일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든든한 직장이 있어도 캥거루족이 되는데 정규직이 아닌 청년이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무업 기간이 길어지면 무업자 자신도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르는 고립상태에 빠진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상담을 청하기도 쉽지 않고 상담센터가 먼 곳에 있다면, 교통비나 식대를 생각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서다. 앞으로 발생할 잠재적 청년 무업자, 이들의 고령화까지 생각한다면 걱정스러운 상황으로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일련의 내용이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다.
서의원은 지난해 9월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고위층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청년 실업 관련 법안을 만들면 무엇하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