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노털` 이외수 “하악하악, 나는 인터넷 폐인”
`꽃노털` 이외수 “하악하악, 나는 인터넷 폐인”
  • 북데일리
  • 승인 2008.04.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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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꽃노털’ 작가 이외수(62)의 최근 별명이다. ‘꽃미남처럼 사랑받을 만한 노인’이라는 뜻이다. 2007년 3월 ‘플레이톡’(www.playtalk.net/oisoo) 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 한 후, 그는 인터넷 폐인 ‘꽃노털’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에서 헤엄치고 있지만, 그의 저술량은 여전히 왕성하다. 최근 펴낸 산문집 <하악하악>(해냄. 2008)은 24시간 네티즌과 교감하며 쓴 글이다. 표제 ‘하악하악’은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어휘. ‘팍팍한’ 삶의 독자들에게 건네는 이외수 만의 은밀한 주문이다.

이번 책은 지난해 발표 한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에 이은 에세이 2탄. 네티즌의 덧글을 많이 받은 ‘수작’ 만 엄선 한 만큼 공감 가는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 본문

특유의 괴벽으로 인해 ‘바보 같은 천재’ ‘기인’이라 불리는 이외수는 개성 강한 작가로 유명하다. 이번 책 역시 여러모로 독특하다.

먼저, 화가 정태련의 세밀화 65종이 눈길을 끈다. 3년에 걸쳐 전국의 산하를 발로 뛰며 구현해 낸 작품으로 ‘물고기 박사’ 이완독의 감수를 거쳐 완성했다. 책은 부드러운 판면 레이아웃과 더불어 풍부한 여백의 미로 새로운 공간적 해석을 시도한다.

절로 웃음이 나는 목차 역시 흥미롭다.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독특한 소제목 아래 놓인 260여 편의 에세이는 위트와 여유로 빛난다.

독자들은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수작”(pjland81) “이외수의 건재함을 느끼게 하는 책, 63차원의 신세계”(skrn77) “세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젊은이들을 위한, 소중한 나침반”(root5782) 등의 호평을 내놓으며, 그의 신작을 반기고 있다.

한편, 이외수는 현재 건강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금단 후유증에 시달려 온 그는 4일 자신의 홈페이지 (http://www.oisoo.co.kr)를 통해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했다.

“수술까지 치르는 고충을 겪기는 했지만,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금단현상까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상태대로라면 머지않아 감성마을로 회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걸판지게 번개 한번 때리겠습니다.”

이에 팬들은 수많은 덧글로 그를 격려하고 있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올 주인장 맞이에, 홈페이지는 벌써 바쁜 분위기다.

(사진 = 파이미디어DB)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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