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함부로 애틋하게’ 틀리면 안 ‘돼요’
[책속의 지식] ‘함부로 애틋하게’ 틀리면 안 ‘돼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1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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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최종희 지음 | 국민출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메인 포스터 맞춤법이 틀려 망신을 당했다. 수지 개인 포스터 속 ‘정말로 날 좋아한 거라면 나 어떡해야 되요?’가 틀린 것. 어디가 틀렸을까. ‘되요’가 아닌 ‘돼요’가 맞다. 맞춤법의 경시 풍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포스터 사건처럼 이제 그것이 틀린 것인지도 모르는 채 당당히 쓰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말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 시험해보자.

‘혹시나 못 몬 게 아니였을까/아니었을까’

‘아구찜/아귀찜이나 먹을까’

‘상스런/상스러운 말을 사용하면 못 써/못써’

‘아니었을까’, ‘아귀찜’, ‘상스러운, 못써’가 정답이다. ‘아니었다’의 의문형은 ‘아니었을까’가 맞고,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구찜은 ‘아귀찜’이 올바른 표현이다. ‘-스럽다’가 붙은 형용사들의 활용은 ‘-스러운’이므로 활용 시 유의할 부분이다.

게다가 ‘못 쓰다’와 ‘못쓰다’의 경우 ‘못’의 띄어쓰기는 자주 틀리는 부분이다. ‘못’은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 부사로의 ‘못’과 접두사로서의 ‘못’은 활용이 다르다. 부사로 쓸 경우 ‘다하지 못함’을 나타내고 붙여 쓴다. 접두사로 쓸 경우는 주로 동사 앞에 놓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국민출판.2016)이 전하는 내용이다. 위 문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옳지 않다’의 뜻의 부사로 쓰임이 맞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자주 틀리는 맞춤법 1위로 ‘어의없다’가 선정됐다. ‘오랫만에’처럼 맞춤법이 틀린 말이 난무하고 ‘되’와 ‘돼’의 구분도 못 한다.

‘어의없다’는 ‘어이없다’, ‘오랫만에’는 ‘오랜만’이 맞다.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이다. 만약 ‘오래’와 ‘동안’을 결합해 쓴다면 사이시옷을 받치어 ‘오랫동안’으로 쓰면 된다.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언어는 사람의 일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문자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시대일수록 성급한 어법은 종국에 소통을 막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좀 더 우리말을 아껴야 하지 않을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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