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야근은 발암물질, 칼퇴는 도시전설!
[신간] 야근은 발암물질, 칼퇴는 도시전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14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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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 이소담 옮김 | 양경수 그림 | 오우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2007년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야간교대근무’를 살충제 성분인 DDT와 같은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야근이 만성화 되어 있는 우리 업무 환경은 말 그대로 발암물질 천국이나 다름없다.

제목부터 대찬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오우아.2016)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직장문화에 사이다 한 방을 날리는 책이다. 저자는 매일 같은 야근, 유급 휴가는 남의 일, 칼퇴근은 도시전설일 뿐인 현실을 지적하며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책 곳곳에서 내뱉는다.

이를테면 불합리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사회인의 상식’이란 명분 아래 밀어붙이는 회사를 향한 이런 발언.

“그렇게 뛰어난 서비스를 요구할 거면 월급을 올려주란 말이다.” “경영자의 마인드로 열심히 일할 테니 경영자의 월급을 주세요. 품위유지비와 운전기사도 꼭!”

야근, 과잉 충성, 구성원 노동력을 정당한 대가 없이 착취하는 행태를 두고 던진 말이다. 생활 속 우리가 누리는 익숙한 서비스는 서구에서는 돈을 내고 받아야 하는 수준의 높은 상태다. 책은 우리 업무 환경도 이처럼 ‘과잉 서비스’로 점철되어 있다 지적한다.

책은 고착화된 노동 관행과 직장에 만연한 불합리에 대해 고찰한다. 당연한 사회인 상식을 뒤집어 ‘과연 정말 그런가?’ 의문을 던지며 사축(社畜)적 가치관에서 탈출할 것을 권한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탄산음료를 벌컥벌컥 들이켠 것처럼 싸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수당도 못 받고 야근하면서 일이 보람 있으니 괜찮다는 당신은 사람인가 부처인가?”

저자의 이런 지적이 칼칼한 통증을 동반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책. 불볕더위 속 직장인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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