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간 소리지르며 놀기 `철학을 체험하다`
10분간 소리지르며 놀기 `철학을 체험하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10.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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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이름을 부르는 게 철학적일까? 과식하는 건? 미용실에 가는 건? 글씨를 쓰는 건? 답은 ‘철학적이다’. 어둠 속에서 걷기, 벽난로에 불 피우기, 1부터 1000까지 세기처럼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일에서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10분간 소리지르기를 한번 해 보자. 소요시간은 단 10분, 필요한 도구는 없다.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되어 기분 나쁘다고 항의하고 이빨을 갈며 소리 지르고 불만을 쏟아낸다.

그리고 이번엔 똑같은 짓을 하되 태연스럽게 해 본다. 놀이의 핵심은 바로 동기 없이 그냥,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서 분노의 몸짓을 해보는 것이다. 혼자서 방에 앉아 아무 이유 없이 소리 지르기를 시작한다.

초기에 밀려드는 거북함을 극복하고 여러 종류의 신음소리를 내본다. 저주를 퍼부으며 성난 억양으로 뻔한 표현을 내뱉는다. ‘믿을 수 없어!’ ‘그 따위 짓을 감히 하겠다고!’ ‘비열한 놈들, 개새끼들, 빌어먹을 놈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하되 진짜 불쾌감은 들지 않도록 유의한다. 그냥 욕지거리를 내뱉는 것만으로 그친다. 냉정을 유지하면서 계속한다. 누군가 촬영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실제처럼 한다. 아무데나 주먹으로 때리고, 치사하다고, 천박하다고, 용서할 수 없다고 외쳐댄다. 당신은 상대를 손아귀에 넣게 될 것이고, 그들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자 이제, 모든 것을 멈춰라. 숨을 내쉬어라. 물 한잔을 마셔라. 창문을 열어라. 화를 내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두라’

10분간 소리 지르기의 효과는 스스로 ‘준엄해진다’는 것이다.

<101가지 철학체험>(샘터. 2004)에는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일들 속에서 철학적 사유방법을 일깨우는 책이다. 평범한 상황들, 몸짓들이 철학 탄생을 향한 출발점이 된다는 것. ‘철학을 낳는 놀라움’을 실제 겪어보게 만드는 101가지 철학체험 과제들은 하나같이 단순하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시키는 대로 해보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명백한 이치와 괴리감. 책에 실린 모든 철학놀이가 던져주는 결과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점이 철학자들이 존재한 이후 지금까지 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제다. 결국 한발 옆에 비껴서 바라보기, 전혀 다른 각도에서 풍경을 바라보게 하는 시각의 변화를 깨닫게 해 준다.

‘인생의 하루하루가 철학적 체험이다’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프랑스 국제 철학 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1972년부터 30여년간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 몽드’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중이다. 책에 소개된 철학 체험들은 프랑스 국영교육방송 ‘France 5`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북데일리 송보경 기자]ccio@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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