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강남역 살인사건 재발방지책 원해?... '정치' 구경 말고 참여해야
[추천! 이 책] 강남역 살인사건 재발방지책 원해?... '정치' 구경 말고 참여해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5.2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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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 스키타 아쓰시 지음 | 임경택 옮김 | 사계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이 결국 묻지마 범죄로 규정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동기를 피의자의 피해망상으로 보는 것. 이번 결정은 정신분열 환자에게 운 나쁘게 살해당한 여성 개인사가 됐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일으킨 여러 혐오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힘들어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이분법적인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정책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난 수많은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정치적 대안이 마련될 거란 기대치는 낮기만 하다. 옥시사태로 정치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고, 정치에 대한 우리의 자세도 어정쩡하다.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정치 주체로의 자각은 소실 된지 오래다.

더 나은 정치를 위한 정치학 강의 <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사계절.2016)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 각자가 정치 주체로 자각이 있는지 묻고 있다.

“정치에 대한 다음 견해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의 결정 방식은 정해져 있다. 대표에게 맡기면 된다. 정답은 알고 있다. 나 자신에게는 권력이 없다. 자유란 방임이다. 국가 따위 필요 없다. 정치를 방해하지 말라. 적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다.’(머리말 중)

정치에 대한 견해를 자가진단 하는 항목이다. 이렇듯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정치는 너무 멀리 있고 부정적이다. 마치 삶 속에 정치가 없는 것처럼 느낀다. 왜 그럴까. 책에 따르면 정치를 구경하는 입장에서 바라봐서다. 저자는 정치는 단지 구경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라 주장한다. 각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는 말이다.

책은 결정, 대표, 토론, 권력, 자유, 사회, 한계, 거리라는 8개 키워드로 정치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하나씩 차분히 설명해나간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 모두는 정치 당사자이며 현재의 정치가 안고 있는 많은 병폐들의 공범이기도 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성별 싸움으로 변질되고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며 쟁점을 흐리는 동안, 피해자는 두 번 죽고 있다. 딴지일보는 패를 갈라 싸우는 지금의 현상을 두고 개싸움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저자의 주장이 이번 사건의 다음 걸음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정치는, 그리고 권력은 여러 사람의 서로 다른 입장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가운데 토론과 협상, 조율의 과정을 거쳐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작용해야 한다.” (본문 중)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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