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유혹하는 `과자`를 빼앗아라
내 아이 유혹하는 `과자`를 빼앗아라
  • 북데일리
  • 승인 2005.10.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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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국내 유명 과자회사에서 신제품 개발자로 일했던 중년의 가장이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바로 가공식품의 인체에 대한 위해성 때문이었다. 새로운 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과자를 밥처럼 먹어온 몸에 이상신호가 오고, 동료들이 병원신세를 지는 모습을 보며 그는 무언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퇴사를 서두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파견근무 시절 교류했던 야마시타 제과 회장의 죽음이었다. 와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식품에 대해서는 전문가급의 식견을 가진 사람이었던 야마시타 회장이 ‘직장암’으로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가 평생을 먹어왔던 달콤한 크림이 사인에 분명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회사를 그만 두고 일단 가공식품과 담배를 끊었다. 처음에는 참기 힘든 고통이 따랐지만 6개월, 1년이 지나자 몰라보게 달라진 건강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좋아진 밥맛, 완전히 사라진 소화불량 증세, 깊은 수면, 맑아진 머리, 사라진 눈의 충혈과 감기 그리고 더 이상 시리지 않는 이... 어린 아들과 아내도 함께 따라 주었기에 해낼 수 있었던 가공식품과의 절교선언이었다.

이 `빛나는 지식`을 세상사람들과 나누어야 겠다고 생각한 그가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해 낸 책이 바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국일미디어. 2005)이다.

저자 안병수 씨는 과연 ‘라면’이 20세기의 걸작인지 묻는다.

인스턴트 라면의 구성 원료는 흰 밀가루와 첨가물이다. 일본의 식품영양학 전문가 이마무라 고이치는 저서에서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인스턴트 라면을 3주간 먹으면 뇌와 정신에 이상신호가 온다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줄곧 국내 과자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 제품에 대한 ‘경고’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단일 제품 누적 판매액으로만 1조원을 돌파한 이 제품은 지금까지 판매된 양을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15바퀴 돌 정도이며 해외수출품목으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제품의 주 원료들을 살펴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성분이 상당량이다. 겉 부분인 초콜릿과 중간부분인 밀가루반죽 그리고 안쪽의 머시멜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제당류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1/2이 설탕과 정제물엿인데 겉의 초콜릿은 진짜 초콜릿이 아니라 모조 초콜릿이다. 카카오 열매의 핵심물질인 코코아버터가 한 방울도 섞여있지 않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천연 코코아 버터 대신 무엇이 들어갈까? 그것은 화학 처리한 ‘유지’다. 이는 ‘정제가공유지’라고 불리는 수소첨가반응의 산물이다. 수소를 첨가시킨 경화유는 다량의 트랜스지방산을 함유하는데 트랜스 지방산이란 주요유해성분이다. 정제가공유지는 수소첨가도 즉, 경화도가 일반 고체유지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수소첨가반응이 더 가혹한 조건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중간의 밀가루반죽에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이 조합된 팽창제가 첨가된다. 30년간 달콤함으로 국내외 소비자를 매료시킨 이 과자는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외에 저자는 인체에 좋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 리스트에 스낵, 캔디, 껌, 아이스크림, 가공 치즈와 버터, 햄과 소시지, 가공유, 청량음료, 드링크류에 ‘아메리칸 사료` 라고 혹평하기까지 하는 패스트푸드를 상위에 랭크시킨다. 가공식품에 대한 저자의 선전포고를 읽는다면, 환경호르몬과 밝혀지지 않은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수십종의 화학첨가물로 만들어진 물질이 들어간 이들 식품은 오늘 당장 냉장고에서 쓰레기봉투로 거처를 옮길지도 모른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e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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