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옥외집회 불허는 국민 기본권 침해!
[추천! 이 책] 옥외집회 불허는 국민 기본권 침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5.12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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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발견> 박홍순 지음 | 비아북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한국은 시위 및 집회의 규모, 종류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옥외집회를 비슷하게 취급하며 불허하려는 경향이 있다. 과연 헌법에 의거해 본다면 위헌일까 아닐까.

지난달 ‘2014년 청와대 인근 세월호 추모 집회’를 불허한 경찰의 결정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경우로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바 있다. 위헌이라는 말이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견해에 따른 판단이다.

당시 경찰은 ‘생활 평온 침해’ 및 ‘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 등의 집시법 규정을 들어 10여 곳의 집회를 불허했다. 옥외집회를 경찰서장의 판단으로 금지할 수 있게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헌법 21조 2항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와 충돌해서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소수의 집회나 성명 발표도 경찰의 판단에 따라 헌법에 반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헌법의 발견>(비아북.2015)에 따르면 상당수 민주국가에서는 사전 신고가 요구되는 집회는 대규모이거나 시위의 경우다. 또한, 제한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기본 원칙은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에 국한한다. 대개 두 가지 내용을 포함하는데 위험의 정도가 중대하고 분명해야 한다는 점, 일반적 우려가 아니라 현실에서 긴박함으로 입증되는 위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책은 집회 결사에 대한 자유 제한은 둘 중 하나에 결함이 있으면 정당성을 상실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특히 한국에서는 빈번하지만, 미주기구나 유럽안보협력기구 등 다른 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명예훼손’과 관련된 처벌로 일상적 자유가 얼마나 노골적이고 자주 일어나는지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명예훼손이 형사재판에 부쳐진다. 책에 따르면 몇몇 나라에 아직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있지만 현실 적용은 한국과 판이하다. 이를테면 미국의 17개 주의 경우 명예훼손을 형법으로 다루지만 1965년부터 2004년까지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는 불과 16건에 불과하다. 유럽의 몇몇 나라와 일본도 마찬가지로 명예훼손과 관련한 유죄판결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상 죽은 법이나 다름없다.

이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기소 사건만 한 해에 7,000~8,000건을 넘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무력화시키는 우리의 현주소다.

일반인에게 헌법은 그저 소수 전문가의 독점물이다. 하지만 책은 헌법에 대해 제대로 알 때 우리의 의무와 권리를 일치시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한다. 법조인에 상응하는 지식을 갖출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헌법을 이행하는 사회 일원으로서, 그 주권자로서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다가가기 어려운 헌법과 현실 문제를 함께 살피며 이해를 돕는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를 한 책이다. 추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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