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마라토너는 물장수 이용익?
한국 첫 마라토너는 물장수 이용익?
  • 북데일리
  • 승인 2008.02.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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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두 번째 도보답사기 <삼남대로>(휴머니스트. 2008)가 출간됐다.

전작 <영남대로>(휴머니스트. 2007)가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여정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해남에서 서울까지의 발걸음을 기록했다. 12일 동안 구백이십 리 길을 걷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에 나온 결과물이다.

책은 각 지역과 길에 얽힌 역사, 현재 모습에 대한 감상을 실었다. 여기에 다양한 사진과 지도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몇 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을 소개한다.

▲최초의 마라토너 이용익

이용익은 구한말 함경도 북청 출신의 물장수다. 그는 임오군란때 장호원에 피신해 있던 민비와 고종 간의 비밀 통신 책임을 맡아 벼슬길에 올랐다.

어느 날 고종이 그가 전주에서 서울까지 500리 길을 하루 만에 달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편지를 보낸 뒤 시간을 적어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이용익은 12시간 만에 가져왔다. 고속버스로 2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길을 12시간만에 주파한 셈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마라토너라고도 할 수 있겠다.

▲특이한 지명이 많은 정읍

정읍은 역사가 오랜 고을로 특이한 지명이 많다. 먼저 정읍시 수성동 쪽에는 뒷산의 산세가 용의 꼬리를 닮아 구미동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옛날 소나무 숲에 신선들이 내려온다고 하여 선은동이라고 이름 지어진 동네도 있다.

또 수성동 남쪽과 시기동의 경계에 인접한 마을은 물레방앗간이 있었다 해 방아거리 마을로 부른다. 연지동 부근에는 쌀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미창동이라고 한다.

▲벼슬을 받은 우물

과천시 갈현동에 있는 갈현고개를 넘으면 ‘찬우물 마을‘, 즉 ’냉정(冷井) 마을‘에 이른다. 여기에는 찬우물이라는 이름의 우물이 있다. 과거 정조가 능행길에 이 물을 마시고 마음에 들어 영상의 품계에 해당하는 ’가자 우물‘이라는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한편 여름에는 답사기의 완결 편 <관동대로>가 선보인다. 지난 연말 서울에서 동해안 평해를 연결하는 관동대로 천리 길을 걸은 14일 간의 시간을 엮을 계획이다.

<찬우물>

(사진제공=휴머니스트)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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