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글로벌 차이나>(산지니. 2008)의 저자 이종민은 이를 달리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만만디는 결코 표면적인 행동 속도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거시적으로 내다보며 균형 있게 사고하고, 미래의 즐거움을 위해 느긋이 기다릴 줄 아는 삶의 태도, 그것이 만만디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경제성장과 밀접한 이들에겐 행동 속도로서의 만만디는 이미 사라졌다. 오히려 한국보다 훨씬 더 빨리빨리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계적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기업가, 상인, 기발한 상상력을 추구하는 전문인재 등이 그렇다.
뿐만 아니라 만만디를 전략적 무기로 이용하기까지 한다. “산업 부문별로 개방의 폭과 속도를 조절해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거나, 사업 협상을 할 때 최대한의 수익이 생기도록 느긋이 기다린다”는 것.
하지만 ‘중국인=만만디’라는 한국인들의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두고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엘리트계층을 만날 기회가 적어서 그럴 것”이라고 추측한다.
사실 한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국인 대부분이 식당, 쇼핑센터의 종업원이나 공장 노동자 같은 단순업무 종사자들이다. 때문에 이들의 비효율적인 노동만 보면 선입견을 굳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이외의 중국의 역사,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안한다. 저자는 2001년 북경수도사범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고, 2003년 중국전문잡지 ‘중국의 창’을 창간해 편집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만큼 중국에 관한 전문적 식견이 돋보인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