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욕망 건드린 `쇼를 하라, 쇼`
우리의 욕망 건드린 `쇼를 하라, 쇼`
  • 북데일리
  • 승인 2008.02.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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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북데일리] 지난 한해 최대 히트상품은 한 이동통신사의 3세대 서비스 브랜드인 ‘쇼(SHOW)`였다. 근 1년 만에 가입자 수 350만 명을 돌파했고, 각 언론은 ’쇼 신드롬‘을 앞 다퉈 보도했다. 광고 모델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연예계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인기는 기발한 광고 덕이 컸다. 청순한 이미지의 여성이 나와 갑자기 엉뚱한 표정과 몸짓을 연기하는 반전이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쇼를 하라”는 짧은 광고 문구는 상품의 특징을 명료하게 보여주며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상명대 불어교육과 박정자 교수는 이 광고 카피에 주목한다. 그녀는 저서 <시선은 권력이다>(기파랑. 2008)를 통해 “‘쇼를 하라’는 슬로건은 단순한 광고 문구를 넘어서 트렌드를 따라 잡으려는 현대인들의 강박증을 건드린다.”며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에게 있어서 ‘쇼를 하라’는 권유는 자신들의 생활 방식의 확인이며 인정이고 강화인 셈”이라고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현재의 젊은이들은 한두 세대 이전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이는 상업적 건축물의 구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통유리창 앞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러닝머신을 뛰며 운동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

자신의 작업과 사생활을 찍어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공개하는 생활 역시 그렇다. 공개일기를 쓰고, 실명으로 사랑을 고백하거나. 셀카로 자신을 연출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박 교수는 이를 두고 “현대인은 앞장서서 자신을 남에게 노출시키지 못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해석한다. 즉, ‘쇼를 하라‘는 “자기과시 욕구를 가진 현대 사회”의 심리를 제대로 건드려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책은 “시선은 곧 권력이다”라는 전제 하에 사회현상과 과거 역사를 통찰한다. 권력의 감시가 다양한 형태로 변해 왔다는 여러 가지 예가 흥미롭다.

(사진=CF장면)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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