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군사목적으로 탄생한 '잠수교'... '홍수' 불구하고 잠기게 만든 이유
[책속에 이런일이] 군사목적으로 탄생한 '잠수교'... '홍수' 불구하고 잠기게 만든 이유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4.0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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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발견> 목영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잠수교는 홍수 때 한강 물 속으로 잠겨 버린다. 이는 일부러 잠기도록 설계했는데, 여기에는 안보와 발상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숨어있다.

다리 설계는 당연히 교통문제 해결을 위함이 아닐까 싶지만, 잠수교 설계 이유는 강남과 강북의 연결 교통수단이 아니었다. 실은 안보상의 이유다. 유사시에 주요시설이 밀집된 강북에서 강의 남쪽으로 이동하기 위한 군사상의 개념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1975년 설계 당시에는 잠수교를 ‘안보교’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왜 하필 잠기게 만들었을까. 발상의 전환은 여기서 일어난다. 당시 잠수교 건설을 둘러싸고 건설 실무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대부분 관련자들은 통상적인 다리 건설방식, 즉 홍수 수위 이상으로 교각을 세우고 거기에 상판을 놓는 거더교(Girder Bridge) 방식을 주장한다. 다리란 물에 잠기면 안 된다는 통념 때문이다.

그때 실무자 한 사람이 이의를 제기한다. 예산을 적게 들이는 낮은 교각 방식으로 세울 것을 주장한다. 물에 잠길 수 있다는 반대 의견에 ‘한강에 홍수는 1년 중 많아야 고작 한두 차례에서 두세 차례에 불과하고, 1년 중 2~3일을 제외하고 360일 이상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란 물을 건너는 기능에 있다는 상식을 뒤집어 물에 잠기는 다리라 할지라도 2~3일을 제외하고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신뢰의 발견>(알에이치코리아.2016)이 소개한 내용이다. 충분히 설득될만한 상황이다. 다른 시각으로 교각을 바라본 덕분에 예산을 적게 들이는 낮은 교각, 잠수교가 탄생했다. 발상의 전환이 행정에 접목 될 때, 파급효과는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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