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마음... 위로받고 싶다면
상처받은 마음... 위로받고 싶다면
  • 북데일리
  • 승인 2008.02.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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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미드나 헐리웃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중의 하나로,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 비슷한 사람을 방문해 신나게 떠들어 대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근데 이들은 의사라기보다는 상담사 내지는 카운슬러에 가깝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글항아리. 2007)는 미국에서 테라피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의 에세이집을 책으로 펴낸 것인데, 한국사회도 예전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증가하면서 마음의 병, 울화를 표출하지 못하고 병으로 승화(?!)시키는 경향 또한 늘어남에 따라 이런저런 흐름을 타고 출판된 책이 아닐까 싶다.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의 `심리학은 10년째 전망만 밝은 학문`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문득 떠오르는데, 정신질환이 점차 늘어나고 정신과상담을 흉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려는 움직임을 보면, 그 친구도 언젠가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은 개인주의와 사회보장제도라는 어찌 보면 인과관계가 성립되고 어찌 보면 아이러니한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 같다. 노숙자를 위한 이런저런 재정적 지원을 잘 이용해 돈을 `쓰기 위해` 캐러비안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노숙자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우리나라처럼 가족주의가 강하지 않은 탓에 아무도 챙겨주지 않아 쓸쓸히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아 이를 막기 위해 든든한 사회보장제도가 발전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를 악용하거나 이에 너무 길들여진 탓에 자립의 의지를 잃어 노숙자라는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의 상담사례가 주를 이루고 있고, 한국의 실정과 다소 맞지 않긴 하지만 정서적인 결핍으로 인한 많은 정신질환의 발병은 우리 사회에서도 적잖이 일어나고 있고 증가 추세에 있기도 하기 때문에 그다지 괴리감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아니, 괴리감이 아니라 사실 어느 정도는 `나도 어쩌면`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갔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정신적 역량이 나타난다..로 읽혀졌다. 또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범죄 내지는 사건의 기저에는 현대인들의 애정결핍과 `심심함`을 이겨내지 못하는 데서 오는 질환이라는 저자의 조심스러운 짐작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안정적인 현실에서 오는 권태로움은 우울증을 부를 수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활기찬 삶은 각자의 마음가짐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느냐에 따른 선택에 달려있다. 그 선택에는 활발한 사회활동이나 여행 같은 상식적이고 건강한 수단도 있는가 하면, 이성교제, 스와핑이나 불륜 같은 `테라피스트가 권장할 만한 것인가` 하는 황당한 보기의 나열과 함께 `이건 각자가 알아서 받아들이시길`이라는 문장의 끝맺음으로 작은 웃음을 선사하기까지 한다.

전체적으로 나지막한 목소리로 설명해주는 듯한 화법과 현대인의 상처받은 정신세계의 증상, 그리고 그 치료과정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하거나 정신상담 내지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며, 특히 마음을 후벼 팠던 인상적인 대목을 소개하며 끝맺으려 한다.

실존주의 심리학자는 외로움을 심리적 성숙에 있어 기본이 되는 기회라 생각한다. 그들은 말한다. 어차피 당신은 태어날 때 혼자였고, 죽을 때도 혼자여야 한다. 당신의 삶은 결국 남이 아니라 당신이 홀로 이끄는 데로 간다. 그러니 남과 친구 하지 말고 너 자신과 가장 좋은 친구가 되라고.

[정인아 시민기자 cynicalp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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