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OPEC과 미국의 ‘치킨게임’... '석유냐 셰일가스냐' 에너지 주도권 싸움에 세계경제 타격
[책속의 지식] OPEC과 미국의 ‘치킨게임’... '석유냐 셰일가스냐' 에너지 주도권 싸움에 세계경제 타격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3.2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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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세계, 위기는 공평하게 다가온다> 김상철 지음 | 한스미디어

[화이트페이퍼=윤혜란 시민기자] 에너지자원 주도권을 두고 OPEC과 미국과의 '치킨게임'이 한창이다. '석유냐 셰일가스냐' 하는 세(勢) 대결을 펼치는 사이 미국과 OPEC은 모두 수익성 악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5년 후 세계, 위기는 공평하게 다가온다>(한스미디어, 2016)는 이러한 에너지 자원의 주도권 둘러싸고 벌이는 싸움을 '치킨게임'에 비유해 분석했다.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란 이른바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그야말로 ‘이판사판’의 극단적인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OPEC은 석유수출국기구(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의 영어 약칭이다. 국제석유자본(석유메이저)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를 목적으로 이라크·이란·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베네수엘라의 5대 석유수출국들이 결성한 협의체를 말한다.

책에 따르면, 최근의 유가 하락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OPEC의 생산량 증대로 인한 공급량 확대에 원인이 있다. 원유 생산 단가가 낮은 OPEC은 생산을 늘려 석유 가격을 하락시켰다. 이는 상대적으로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를 도산시키기 위해서다. 결국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OPEC 국가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원유 수출량이 급감한 것이다. 최대 원유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지난 1월 20%나 원유수입량을 줄였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를 도산시키려던 OPEC의 계산법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결과적으로 둘 다 공멸할 수 있는 이판사판 게임으로 변질되어 막판 버티기 경제를 하고 있는 형세가 되었다. (75쪽, 일부 수정)

‘셰일 가스’란 사전에 따르면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셰일 가스는 미국,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매장량이 막대하여 2010년대 들어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원이다. 그 동안 기술의 부족으로 추출이 어려웠으나, 미국이 수압파쇄공법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에너지라고 하면 당연히 석유를 떠올렸지만, 셰일 가스의 등장으로 세계 에너지 지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OPEC과 미국 셰일업계의 치킨 게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치킨게임을 불사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실제로는 시장점유율을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 전략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사전에 따르면 ‘치킨게임(Chicken Game)’은 일명 ‘겁쟁이 게임’으로 불린다. 1950년대 미국 갱 집단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으로, 미국에서 겁쟁이를 닭(chicken)에 비유하는 데서 유래됐다. 젋은이들 사이에서 자기 용기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기도 했다.

게임규칙은 이렇다. 도로 양쪽에서 두 명의 참가자가 차를 몰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이 겁쟁이로 취급한다. 승자는 당연히 영웅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둘 다 승자가 되지만, 양쪽 모두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치킨 게임’은 오늘날에 이르러 경제 뿐 아니라 정치에서 당파 싸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쌍방 간에 극단적인 경쟁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한편 이처럼 끝장을 보기 위한 양보 없는 대결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종종 제3자나 약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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