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사이시 조가 `겨울연가`서 받은 충격
히사이시 조가 `겨울연가`서 받은 충격
  • 북데일리
  • 승인 2008.01.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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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는 한국에서도 친숙한 인물이다. 2005년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2007년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음악을 담당해서다. ‘웰컴 투 동막골’의 경우는 대한민국영화대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한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한국과의 인연 때문일까. 자신의 음악세계와 인생관에 대해 직접 쓴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이레. 2008)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언급이 곳곳에 나온다.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을 소개하면 이렇다.

▲‘겨울연가’를 통해 배운 점

먼저 한류의 선봉장이었던 드라마 ‘겨울연가’다. 책에 따르면 그는 DVD를 통해 드라마를 자주 본다. 겨울연가 역시 DVD로 접했다.

이때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스토리 전개와 곁들인 음악이 너무 직접적이고 통속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에는 “이렇게 부끄러운 일을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되뇌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이 고민을 한 후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런 자세가 “내부에서 자신을 규제한다”고 느껴서다.

이를 계기로 그는 “비록 비열하고 저속해도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당당하게 하는 편이 좋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남을 즐겁고 기쁘게 하는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영화계의 뜨거운 에너지

그는 인상적으로 본 한국영화 중 하나로 ‘태극기 휘날리며’를 꼽는다. 저예산의 한계를 넘은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게 이유다.

일본에서 전쟁영화를 만드는 데 태극기 휘날리며 정도의 예산이 책정되면 대부분 “이 예산으로 전쟁영화를 만드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라고 부정한다. 그러나 한국은 해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를 두고 그는 “이것이 한국영화의 대단한 점”이라며, “총격 장면도 훌륭하고, 마지막에 형제애로 이어지는 감동의 힘이 강한 멋진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이런 뜨거운 에너지는 나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작권 인식은 불만

반면 저작권에 대한 인식에는 불만이다. “아시아 중에서는 나은 편이지만,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지 복사에 대한 권리의식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

그는 “아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일본음악저작권협회 사이에 상호 관리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는 자신의 곡을 사용하면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한국에서는 흐지부지되기 일쑤“라고 전한다.

책은 이 밖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유명 음악의 탄생 비화나 음악에 대한 신념이 흥미롭다. 성공적인 삶을 산만큼 적지 않은 인생의 노하우가 실린 점도 특징이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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