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이유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이유
  • 북데일리
  • 승인 2008.01.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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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왜 우리에게 철학자가 중요한가?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망아지나 송아지라면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마부나 농부이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이 점을 성찰하면서 철학은 `인간에 의해 획득할 수 있는 지혜`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지혜 때문에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그의 죄는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고 청소년들을 타락시켰다는 것이다. 재판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가면서 나이 70에 독배를 마시게 했다. 하지만 그는 놀랍게도 스스로 독배를 마시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는 충분히 죄가 없음을 변명할 수 있었는데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고집스럽게 변명했다.

이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문예. 1999)에는 그의 올바른 사상을 담은 네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먼저 <변명>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현명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하는 반면에 그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너 자신을 알라.`고 한다.

두 번째 <크리톤>에서는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고 한다. 비록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어떤 악을 행했을 경우라도 우리는 누구에게도 보복을 하거나 악으로 갚아서는 안 된다. 이것을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가령, 아버지(국가)가 자식(개인)을 때리거나 욕설을 한다고 해서 자식이 아버지를 욕하거나 때릴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국가에 대한 모독이자 법의 파괴자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것이다.

세 번째 <파이돈>에서 그는 지혜를 사랑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죽음이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육체적 쾌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의 영혼은 더럽혀지게 된다. 이로 인해 음식을 탐하고 술을 좋아하면 나귀가 된다. 또 부정이나 폭력을 좋아하면 독수리가 된다. 반면에 순수한 영혼은 절제를 실천해온 덕분에 꿀벌이 된다. 한마디로 `죽음의 카타르시스`라는 것이다.

네 번째 <향연>에서 그는 사랑의 목적을 말하고 있다. 그 목적이란 아름다운 것을 차지하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육체적 아름다움을 시작으로 하여 도덕적 아름다움으로 그리고 지혜의 아름다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인 절대적 아름다움 즉 최고의 지혜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사랑의 신비`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참된 화폐를 발견할 수 있다. 화폐라는 것이 물건을 교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그중에서 최고의 화폐는 다름 아닌 지혜라고 했다. 이러한 지혜 덕분에 용기든, 절제든 무엇이든지 참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거짓 화폐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와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방식으로 대화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것은 돈(錢)으로 우리의 영혼을 혼란시킨다. 돈 때문에 육체를 생각하는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만다.

소크라테스는 가난했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그는 무지한 사람들에게 앞서 말한 지혜를 알려주는 즐거움으로 살았다. 그러니 밥벌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애지자(愛智者)로서 그가 보여준 삶은 우리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된다. 그의 지혜는 삶을 긍정적으로 감싸고 있어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임재청 시민기자 ineverla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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