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금융인] “로보어드바이저가 증권사 인력 대체하는 건 시간 문제”
[알파고 vs 금융인] “로보어드바이저가 증권사 인력 대체하는 건 시간 문제”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3.1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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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MI 황세운 실장이 내다 본 ‘섬뜩한’ 금융투자업계·지식노동의 미래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진검승부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가 다수의 증권사 인력을 대체할 시간이 머지 않았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14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만난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은 금융인들에겐 섬뜩하기 짝이 없는 주장을 폈다.

15일 벌어지는 제5국 이전에 벌인 4판 가운데 3판을 이긴 알파고의 능력치에 비해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부터 그는 일축했다. 황 실장은 "알파고를 로보어드바이저에 박으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기능을 발휘해 증권업계 인력을 대체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고와 로보어드바이저가 다루는 영역이 바둑과 금융자산으로 나뉠 뿐이지 둘은 결국 같은 원리와 개념으로 가동된다는 것이다. 그는 "알파고의 메모리 기능을 로보어드바이저에 탑재하기만 하면 알파고가 컨트롤센터가 되는 것이고 실질적인 기능은 로보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게 될 것"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알파고 차원의 메모리로 처리하면 로보어드바이저의 능력은 더욱 대단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결국 금융투자업계 인력 재편 문제로 귀착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오는 2020년까지 일자리 500만개가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 주범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최적의 상품을 골라 주는 수준에서 다양한 변수를 포괄해서 최적의 투자포트폴리오까지 짤 수 있게 된다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잠식할 일자리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의 별의 수만큼 많다고들 하는데 조단위에서 경 단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컴퓨터가 몇 개 동원되더라도 바둑의 모든 경우의 수를 볼수 없지만 알파고는 옵티마이저 기술로 가능성 낮은 것은 제외시켜 그 가운데 가능성 높은 경우만 계산했다는 기술적 측면에 그는 주목했다. "이미 세 판을 알파고가 이긴 걸로 볼 수 있듯이 이미 AI(인공지능)의 수준은 그만큼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하물며 금융투자사가 취급하는 금융상품 경우의 수는 바둑이 지닌 경우의 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지 않냐는 반문이 돌아온다. 그러니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인력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경쟁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알파고가 로보어드바이저에 탑재되는 것이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시도된다면 한국도 이를 따라할 것이고 금융계의 '알파고'가 등장할 것이다. 아마 금융투자업계는 '베타'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니 '베타고'로 불리지 않을까"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그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배분이나 운용 어드바이스에 머무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애널리스트를 대체하는 로보애널리스트도 나오고 로보세일즈가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로봇이 바둑도 두는데 펀드매너지라고 못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아울러 이같은 변화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앞선 '구글'과 같은 초국적 공룡 기업에 일감과 '부'가 집중되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점에 대해서 그는 이미 스위스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본소득제'와 같은 부의 재분배를 논의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그는 주장했다.

세계 바둑 최고수로 꼽히는 이세돌이 1판 이긴 것이 인간승리라는 환호를 낳았다. 하지만 평범한 금융인들이 알파고와 겨룬다면 과연 몇이나 승리할 수 있을지. 금융산업 인력구조 역시 자동화 공정에 자리를 내준 제조업의 뒤를 따르는 것이 필연적인 것으로 보이는 예측을 뒤집을 '묘수'는 어디 있는 것일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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