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논픽션 작가들은 물론 글쟁이들이라면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고쳐쓰기’단계다. 읽고 또 읽다 보면 갑자기 찾아오는 타성으로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어떻게 해결할까. <논픽션 쓰기의 모든 것>(다른.2016)이 이들을 위한 7단계 고쳐쓰기를 제안했다.
먼저, 다 내려놓는 1단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남긴 명언처럼 “초고는 죄다 쓰레기다”라 여기며 받아들인다. 2단계는 작품이 ‘냉각되도록’ 내버려둔다. 이른바 휴지기다. 이 기간에 훔쳐보기는 금물이다. 새로운 단서나 아이디어는 따로 적어둔다. 특히 잠자고 있는 원고에 결합하고 싶은 유혹도 버려야 한다.
대략 2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면, 작품을 다시 찾는다. 바로 3단계 ‘대대적인 고쳐쓰기’ 시간이다. 첫 고쳐쓰기 단계이므로 큼직한 문제만 처리한다. 교열과 단어 편집은 다음으로 미룬다. 큰 크림으로 나만의 관점이 있는지, 어떤 것이 가장 명확한지, 시점은 적절한지, 구조의 명확성이나 재료의 조직성은 어떤지 생각한다. 이후 며칠의 시간을 두고 4단계로 나아간다.
‘잘라내기’를 할 차례다. 이제 주제와 무관한 재료를 걸러낸다. 작가들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작품에 몰입해 덜어낼 곳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분명 횡설수설하거나 흥미를 떨어뜨리는 지점이 있다. 그것이 큰 덩어리의 주제라도 잘라낸다.
5단계는 ‘중간초고’단계다. 작은 것을 검토한다. 첫 문단이 적절한지 따져라. 대개 첫 문단이 세 번째,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사설이 길다는 말이다. 6단계는 ‘교열’을 위해 인쇄한다. 편집자처럼 문법과 철자의 오류를 찾아라. 맞춤법 검토 후 각 문장을 한 줄씩 다듬는다. 수동태는 빈번하게 쓰고 있지 않은지, 난해한 문장은 아닌지, 적적한 은유를 썼는지 살핀다.
마지막은 큰 소리로 읽어보는 단계다. 이때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눈으로 고치며 놓친 오류가 명확해진다. 어색하거나 흐릿한 부분이 똑똑히 들리는 순간이다. (296쪽~299쪽) 일부 수정
이런 과정은 언제 끝날까. 저자는 고쳐쓰기에 끝은 없지만 사소한 수정이 이어지고 신경질이 나기 직전인 시점, 바로 폭발 직전이 멈출 때라 조언한다. 다음은 자신과 글을 믿으면 된다. 고쳐쓰기의 치열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