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우리도 모르게 일삼는 ‘시선의 폭력’
[추천 이 책] 우리도 모르게 일삼는 ‘시선의 폭력’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2.29 0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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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폭력> 시몬느 소스 지음 |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를 편리하게 활용한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대할 때다. 게다가 그 대상이 ‘어린아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가능성의 싹을 잘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아이들의 가능성을 자르고 있다. ‘장애아’를 향한 ‘폭력적인 시선’을 가져서다.

장애에 대한 부조리한 의식을 분석한 <시선의 폭력>(한울림스페셜. 2016)에 따르면 장애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시선은 폭력적이다. 이를테면 장애아와 비장애아는 전혀 다르지 않다는 시선도 문제가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차이는 아예 없는 것이 되고, ‘다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어떤 형태로든 장애가 있는 아이를 마치 장애가 없는 것처럼 대하려고 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 이러면 아이는 매 순간 장애가 없는 척해야 하고 실패할지도 모르는 불안을 안아야 하거나, 혹은 다른 무언가로 채우려고 애써야 한다. 결국 아이의 특수한 장애를 인지하지 못하고 장애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외면하게 돼 아이를 더 큰 어려움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논리의 다른 쪽은 장애아를 완전 다른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낯선 존재, 두려움의 대상으로 ‘장애’만 볼 뿐 다른 개성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현상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아 장애아 자신도 자신을 미래나 가능성이 없는 존재로 생각할 위험이 있다. 장애가 그 아이의 정체성이라고 축소해 보는 경향이 아이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도구가 되어버린다. 이런 논리들은 사람들이 장애아를 보는 시선에 항상 무엇인가가 ‘넘치’거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책은 편견사회를 살아가는 장애 인권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재촉하지만, 어떤 쪽으로든 쉽게 결론짓지 않는다. 다만, 가정이나 사회에서 장애아를 받아들이기 왜 어려운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 장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장애아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장애아를 둔 부모나 관련 종사자들이 꼭 일독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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