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신영복 지음 | 신영복 그림 | 돌베개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시대의 지성인이자 고마운 스승. 고(故) 신영복 선생의 <처음처럼>(돌베개. 2016)이 새 옷을 입었다. 2007년 출간 이후 근 10년 만에 개정된 책으로 구간에 90편 가까운 원고가 새로 추가됐다.
책에는 선생 살아생전 사상이 담겼다. 그의 철학은 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론에 있었다. ‘꿈’이라는 글도 관계론에서 비롯된 선생의 탁견이다. 꿈을 꾸어온다는 대목이, 시작과 동시에 갚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분이 주는 통찰이 남다르다.
“우리는 새로운 꿈을 설계하기 전에 먼저 모든 종류의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꿈보다 깸이 먼저입니다. 꿈은 꾸어오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디서, 누구한테서 꾸어 올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꿈과 동시에 갚을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깸은 여럿이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집단적 몽유(夢遊)는 집단적 각성(覚醒)에 의해서만 깨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6쪽)
선생의 글은 이기로 똘똘 뭉친 우리 내면의 벽을 깨는 망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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