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잇] "I love you"는 “달이 참 예쁘네요”
[책속의 포스트잇] "I love you"는 “달이 참 예쁘네요”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2.23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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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박웅현, TBWA 주니어보드 지음 | 루페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일본의 메이지유신 시대. 당시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영문학을 전공한 뒤 종종 학생들을 가르치며 번역도 했다. 어느 날 번역 도중 "I love you"라는 표현을 마주하게 된다. 그 시대에는 "I love you"를 해석할 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때 소세키는 이렇게 해석했다. “달이 참 예쁘네요.”

당시 남녀가 늦은 밤까지 함께하며 달을 볼 수 있는 것은 주로 연인관계에서 가능한 일이었기에 그는 이런 해석을 내놓았던 것.

대학생들의 강연 프로젝트 ‘망치’ 스피치를 모아 엮은 신간 <망치>(루페. 2016)에 나오는 글이다. 앞의 내용은 자칭 “낭만에 죽고 낭만에 사는 로맨티스트”라는 이경훈 학생이 풀어놓은 이야기다. 그렇다면 낭만이 죽은 시대라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상대방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선톡’을 할 때 소세키 이야기가 유용하다.

그는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일단 소세키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새벽에 뜬금없이 선톡을 보낸다. ‘달이 참 예쁘네요’라고. 카톡계의 나스메 소세키라 할 수 있다. 기다림의 설렘이 없는 인스턴트 시대에도 로맨틱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같아 재미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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