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배우는 철학 `플라톤, 영화관에 가다`
소설로 배우는 철학 `플라톤, 영화관에 가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10.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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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형식으로 쓰여진 청소년을 위한 철학서가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플라톤 영화관에 가다>(2005. 디딤돌)는 서양 철학사의 대표적 철학자 플라톤과 그의 사상들을 녹여낸 청소년 철학소설. 현대에 살고 있는 열다섯 살 주인공 성헌이가 가상세계를 통해 만난 플라톤과의 대화를 나누고 플라톤의 대표사상인 ‘이데아론’을 이해하는 과정을 담았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왜 사는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

인터넷 스팸 메일속에 섞여 있는 괴상한 구인광고. 인생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오던 성헌이는 광고 속 홀로그램 테스터 자격신청 후 나골 선생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사무실을 ‘나골리스’로 부르는 선생을 따라 인사동으로 간 성헌이는 `부작용이 있다`는 말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결국 실험에 참여한다.

실험 첫날. 성헌은 고대 아네테의 아고라 시장에 떨어진다. 소년 디오게네스와 함께 찾아간 곳은 레슬링 경기장. 그곳에서 성헌은 대 철학자 플라톤이 ‘어깨가 넓은 이’라는 이름의 뜻 답게 레슬링 선수로 참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성헌과 나골선생의 아네테 여정은 플라톤이 만든 아카데미아에서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논쟁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는 플라톤이 주장한 ‘이데아론’의 핵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재미는 철학자들과의 만남과 가상현실이라는 장치로 고대의 사회모습을 엿보는 것. 그리고 철학이 현실세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성헌이 동성애가 만연했던 아테네의 사회 풍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과 마찬가지로 나골 선생의 초대 덕에 서울 나들이를 하게된 플라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재미있는 비교다.

“진짜 존재하는 것들은 변하지 않고, 영원하며, 원형을 간직한 좋은 이데아들이다. 감각될 수 있는 이 세상은 천상계에 있는 이데아들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말한 플라톤은 영화관에서 예전의 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현실을 보고는 “그러고 보니 이 세상의 일이 그렇게 허망한 것만은 결코 아닌것 같습니다”라며 의기소침해 한다.

남산에서 야경을 내다보며 전깃불을 아름답다 칭찬하던 플라톤. 그러나 전기는 기름과 우라늄을 고갈시킨다는 것을 알고는 심각한 얼굴로 충고한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피인 기름과, 보석인 우라늄을 함부로 뽑아내어 쓴다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짓이지요”

말의 표면적 엉뚱함 속에는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날카로움이 담겨 있다.

책은 청소년 철학소설 시리즈 <공자 지하철을 타다> <퇴계 달중이를 만나다>(2004. 디딤돌)에 이은 세번째 책이다.

저자 조광제교수는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 건국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활동중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원도의 힘’에도 카메오로도 출연한 재미있는 철학자다. [북데일리 송보경 기자]ccio@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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