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광고 카피라이터의 '아이디어' 이야기
히트 광고 카피라이터의 '아이디어' 이야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2.17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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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이 사람이 가령 연고 설명서를 쓴대도 재미있게 읽겠다. 내용을 불문하고 글맛이 아주 그만이고, 무엇을 소재로 삼아도 산뜻한 시선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거기에 얕은 지식까지 더해 삼위일체를 이루었으니, 무라카미 하루키라도 연고 설명서를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가?”

알라딘 전 편집장이자 번역가 김명남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김영사. 2015)의 저자 김하나의 글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하나씨는 수많은 히트 광고의 카피를 만든 주인공이다.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와 네이버의 ‘세상의 모든 지식’ 등은 한번쯤 들어본 것들이다.

그녀가 카피라이터로서 아이디어의 원천을 얻는 방식을 알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책에서 그녀는 “삶에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 우선 농담부터 시작할까요?”라고 말한다. 농담과 아이디어라는 단어가 결합하니 호기심이 인다.

그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을 섬세하게 바라본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조합한다. 피식 웃음이 나는 가벼운 농담부터 진지한 고민까지 툭툭 던진다. 지드래곤의 광고와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같은 주제로 묶고, 티셔츠를 정리하는 법에서 프랑스 혁명을 읽어내는 식이다. 그녀의 ‘말랑말랑한 사고’와 ‘유연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책 내용 중 ‘결국 실패는 정말 실패일까’라는 글은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연금술은 2,000여 년 동안이나 유행했다. 그러나 연금술에 성공한 사람은 지금껏 단 한 명도 없다. 그 위대한 아이작 뉴턴조차 30년 이상 연금술에 매달렸지만 이런저런 금속들로 금을 만들어내려 했던 인류의 노력과 실험은 모조리 실패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연금술은 허튼짓 같다. 그러나 그 허튼짓이 남긴 유산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새로운 물질과 원소가 수없이 발견되었고 현대 화학이라는 거대한 분야가 그로부터 탄생했다. 연금술이 금만큼 값진 것을 만들어내는 데 결국은 성공한 셈이다. 성공은 좋은 것이겠으나 실패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본문 중에서)

이외에도 그녀는 ‘근사한 아이디어에는 슬쩍 묻어가자’, ‘이길 수 없을 바에는 정신 승리를 연습하자,’ ‘시대착오적인 것을 찾아보자’ 등 일상에서 시도해볼 방법들을 제안한다. <책은 도끼다>로 유명한 박웅현은 다음과 같은 언어의 성찬을 건넸다.

“그녀에게 뭔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녀에게 뭔가를 배운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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