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판사들도 배고프면 '판결 흔들려'
[책속에 이런일이] 판사들도 배고프면 '판결 흔들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2.1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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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사생활> 김병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는 대개 의지력은 마음만 다잡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뒤엎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의지력이 마음이 아니라 몸에서 나온다는 내용이다.

한 연구팀은 가석방 전담 판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10개월 동안 가석방심의위원회를 이끄는 판사 8명이 내린 평균 승인율은 35%였다.

흥미로운 점은 승인율이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 전후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점심 식사 직후에는 가석방 승인율이 65%로 높았지만, 점심시간 직전에는 거의 0%까지 떨어졌다. 휴식 시간 전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마디로 피곤하고 배고픈 판사는 가석방 요청의 쉽게 기각한다는 뜻이다.

심리 압박에 관한 관점을 보여준 <마음의 사생활>(인물과사상사.2016)이 설명한 내용이다. 책에 따르면 아무리 훈련된 전문가라도 배고프고 지치면 의사 결정도 의지와 상관없이 변한다. 정신적 에너지를 더 이상 소모하지 않기 위해 결정을 유보하거나 회피하는 현상이다.

재미있는 점은 피로를 느끼거나 탄수화물을 적절하게 섭취하지 않았을 때는 의사 결정이 보수적인 쪽으로 기울게 된다는 점이다. 마음을 열고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기보다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이 크다. 가석방 판사들의 실험 사례도 같은 이유에 따른 결과다.

결정 피로, 즉 이성적인 의지력을 행사하고 유지하려면 적절한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피로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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