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사랑 시를 쓴 이어령 교수 "조금 부끄럽고..."
[책속에 이런일이] 사랑 시를 쓴 이어령 교수 "조금 부끄럽고..."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2.1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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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어령 지음 | 열림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이어령 교수가 '연시'를 썼다. 그가 쓴 첫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열림원. 2016)에 나온다. 그는 이 시집이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쁜 빛의 축제처럼 즐겁다"고 말한다. 감성이 묻어나는 <연시>를 보자.

“당신이 찾을 때에는 / 나는 없어요 / 노을이 지고 벌써 성문은 닫혔어요 //

당신이 찾을 때에는 나는 없어요 / 바람이 되어 풀이 되어 이슬이 되어 /

당신 곁에 있지만 / 당신은 날 볼 수 없어요 //

당신이 찾을 때에는 나는 없어요 / 나는 소설책 주인공이 되어 /

남들은 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지만 / 당신은 내 말을 들을 수 없어요 //

당신이 찾을 때에는 / 나는 없어요” (68쪽)

시 제목 곁에 “김소월을 흉내 낸” 시라는 부언 설명을 붙인 것을 보니 그야말로 사랑하는 이에게 쓴 연애 시 인가 보다. 이별한 사람의 처연한 슬픔이 느껴진다. 이 시집에는 종교적인 시 뿐만 아니라 그의 통찰이 담겨있는 시들이 대부분 실렸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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