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거기, 우리가 있었다> 정현주 지음 | 중앙북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먼 바다를 건너는 작은 나비가 있다. ‘황제 나비’다. 황제 나비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따스한 곳을 찾아 바다를 건넌다. 작은 몸으로 어떻게 그 넓은 바다를 건널까? 비밀은 바로 '물에 젖지 않는 몸' 이다.
“황제 나비의 몸에는 켜켜이 겹쳐져서 물이 닿아도 젖지 않는 비늘가루가 있대. 덕분에 물 위에 앉아 쉬는 것이 가능하지. 쉬었다가 날고 쉬었다가 또 날고. 그렇게 날아 마침내는 원하는 세상에 도착한대. 자연이란 참 신비한 것 같아.” (32쪽)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해 자신의 존재가 작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자신감도 없다. 최대한 힘을 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화도 난다. 이럴 때 힘내라는 말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황제 나비 이야기가 힘이 될 수 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는 황제 나비와 같아. 네 몸은 작지만 큰일을 할 수 있어. 멀어 보이지만 갈 수 있어. 힘은 밖에서 오지 않아. 네 안에 있어.” (33쪽, 일부 수정)
라디오 작가 정현주의 에세이 <거기, 우리가 있었다>(중앙북스. 2015)에서 들려주는 담담한 이야기가 따뜻함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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