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박제'된 사자성어가 꿈틀거리는 느낌. 한문학자 정민 교수의 책이 주는 감흥이다.
그가 쓴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휴머니스트.2016)는 현대인이 마음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사자성어와 이야기, 그리고 사유가 담긴 책이다.
가령, 시비재중 是非在中 이란 ‘옳고 그름의 판단은 중간에 있다’라는 뜻의 한자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해 이해를 돕고, 동시에 화두를 던진다.
술에 담뿍 취한 쾌남아 임제(林悌,1549~1587)는 가죽신과 나막신을 짝짝이로 신고 술집 문을 나섰다. 이를 알리는 하인에게 임제는 답한다.
“이눔아! 내가 말을 타고 가면 길 왼편에서 본 자는 가죽신을 신었군 할 테고, 오른편에서 본 자는 나막신을 신었구먼 할 테니 뭐가 문제냐? 어서 가자”
박지원의 〈낭환집서蜋丸集序〉에 나오는 얘기다. 짝짝이 신발은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지만, 임제가 말에 올라타는 순간 사실을 모호해진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제가 본 한쪽만으로 상황을 판단해서다.
이런 상황은 현대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시시비비가 모호해 진실 게임으로 번질 땐 '시비재중'을 생각하자. 저자는 임제의 사례를 통해 중용의 도를 웅변한다.
책은 이밖에 100가지 이야기를 통해 깊고 넓은 성찰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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