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은 ‘외로움의 역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은 ‘외로움의 역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29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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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지음 | 김정운 그림 | 21세기북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외로운 존재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외로움에 대한 역설이다

김정운은 2012년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교수, 강연자로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았다. 그는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21세기북스. 2016)를 통해 행복하지 않았던 과거의 삶과 현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등 떠밀려 살아온 지난 50년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결심을 한 것. 그는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위해 일본의 전문대학에 입학했다. 나이 오십에 꿈을 찾아 혼자 외로운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지낸 4년 동안 참 많이 외로웠다. 그러나 그의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이었고, 그토록 재미있게 공부한 적이 없었다. “모두 외로움을 담보로 얻어낸 성과물”이라고 전한다.

“지난 몇 년간 내 삶이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너무 빨랐기 때문이었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내 삶의 속도가 나를 슬프고 우울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난 언제나 빨리 말해야 했고, 남이 천천히 생각하거나 느리게 말하면 짜증내며 중간에 말을 끊었다. 그러나 아무도 날 찾지 않는 교토의 한 귀퉁이에서 내 삶은 비로소 정상 속도를 되찾은 것이다.” (본문중에서)

이어 그는 “그림을 공부하기로 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한다. 주체적 삶이란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공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은 “격한 외로움을 담보해야” 한다. 외롭다고 ‘관계’로 도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모든 문제는 외로움을 피해 생겨난 어설픈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감내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이다.

외로움에 치를 떠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의 글과 그림을 보노라면 여러 차례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저자는 가수 조영남의 그림 그리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따라한 것이라는데, 독자들 중 그를 따라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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