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에셋대우가 새로운 수익모델 길 터주면 증권업이 살 것”
[인터뷰] “미래에셋대우가 새로운 수익모델 길 터주면 증권업이 살 것”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1.07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본시장연원 황세운 실장이 보는 새해 전망 (하)
▲ 황세운 박사는 앞으로 3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탈피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채권, 파생상품,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다양한 특화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아야 합니다."

"최소한 앞으로 3년 동안 국내 증시가 박스권 탈피 힘들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절박한 과제로 꼽았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만난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이 내놓은 처방전이다. 

이런 점에서 황 실장은 대우증권을 품은 미래에셋대우가 기대되는 증권사라고 꼽았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진출은 성공적일 것으로 예측했고 다른 증권사들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소한 3년간 국내 증시 박스권 탈피 힘들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전망이다.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한국은 대외 경기 의존도가 높다. 황 실장은 "기업 실적 개선없이 주가 상승이 힘든 국내 기업은 해외 경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기업 실적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지 않으면 증시는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 2010년부터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황세운 박사는 "글로벌 위기 때 증시가 하락하고 회복한 이후에도 경기가 게걸음처럼 옆으로 가고 있다"며 "세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드는 최소 3년간 증시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가 3년을 언급한 것은 이 기간이 대내외 경제의 어지러운 흐름이 정리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는 기업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진행해 어려움에서 탈피하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은 아직 정리 작업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피라는 그렉시트가 차라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모습에서는 유럽 경제가 턴어라운드 하기가 힘들 것"라고 우려했다.

국내 경제도 마찬가지다. 황 박사는 "한국은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은 유럽처럼 글로벌 경기 위축 이후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지부진한 경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국내 경제가 IMF 사태 때 2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은 신속히 정리 작업과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황 박사의 결론이다. 황 실장은 "어려운 회사를 죽이는 과정이 고통스러워 그걸 피하려고 고통을 연장하고 있다"며 "당장의 고통은 피하겠지만 결국 경제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아베노믹스 역시 실패할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돈을 뿌려서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양적완화로 미국은 경기가 해결됐지만 이는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강력한 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일본의 엔화는 기축통화 지위가 없어 아베노믹스는 약발이 떨어지면 후폭풍이 무서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 채권, 파생상품, 자산관리 잘하는 증권사가 유망..미래에셋대우 선도역할 기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증권업계이지만 지난해 수익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 실장은 "최근 몇년 동안 저금리 기조가 유지돼 증권사 수익은 나빴지만 반면 채권, 파생상품, 자산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증권사의 상황은 좋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지난해 1.5%까지 내리면서 상저하고(상반기엔 하락하고 하반기엔 오르는) 금리 흐름으로 인해 실제로 채권을 많이 들고 있는 증권사들은 채권 수익이 많이 났다"고 풀이했다.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이 그 예다. 황 실장은 "올해부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황이 좋지 않겠지만 그간은 ELS 수익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ELS, DLS(파생결합증권) 물량은 100조를 웃돈다.

증권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브로커리지에 목매는' 잘못된 관행을 꼽았다. 황세운 박사는 "주식시장은 최소한 3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증권사 80%는 브로커리지 수입이다"며 "국내 주식시장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고 이는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브로커리지는 규모의 경제 싸움이므로 특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끌어내기 힘들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런 점에서 국내 1위 증권사 자리를 에약한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대한 황 실장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해외 진출 역시 성공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 실장은 "7조 8000억원이면 절대 작은 증권사라고 할 수 없다"며 "골드만삭스는 자본금이 92조라 한참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시장이 가장 많이 발전한 미국의 1등 투자은행과 미래에셋을 비교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래도 미래에셋이 국내판 골드만삭스라는 비유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기업 금융과 자산관리 영역이 성장성 있는 시장이고 미래에셋은 이 시장과 자본금 1등이라는 타이틀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또한 "미래에셋대우증권이 결국 '넘버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이번 M&A(인수합병)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 베트남 법인에 미래에셋이 더 신경쓰고 집중해 투자 건수를 발굴한다면 해외 진출에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실장은 "미래에셋은 국내 시장에서도 자산관리에서 선점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실제로 더 큰 부분은 해외다"며 "미래에셋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미래에셋대우가 다른 증권사들의 모범이 되는 선도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다면 다른 증권사들이 뒤따르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산관리, 기업 금융 등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각 증권사마다  자기만의 영역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