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국제도서전, 공지영 `별들의 들판` 눈길
독일국제도서전, 공지영 `별들의 들판` 눈길
  • 북데일리
  • 승인 2005.10.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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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한국이 사상 처음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세계적인 문화올림피아드다. 2003년 10월 주빈국 참가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한국은 2년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시행착오와 난관을 겪으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10여개국에서 6000여개 부스가 설치되며 전세계 1만2000여명의 기자들이 취재하는 세계 최고의 문화행사다. 주빈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사회발전과 함께 성숙된 민주적인 정치문화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전 세계 도서 저작권의 25%가 거래되는 출판문화교류의 장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한국 작가와 작품을 세계시장에 알릴 수 있는 호기다

한국은 6000여종에 달하는 10,000부의 도서를 전시하며, 김혜순, 황지우씨의 시 낭독, 강석경, 오정희, 임철우, 서정인, 공지영, 이혜경, 윤대녕, 하성란 작가의 소설 낭독, 박이문의 <깨어진 말> 출판 기념회, 김지하의 <중심의 괴로움> 출판기념회, 한독일 공동주최 그림전시 설명회 등의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도서전의 낭독회에 참가하는 소설가 공지영씨는 다른 한국의 여성작가들과 함께 독일에서 열렸던 낭독회 장면을 지난 7월 6일 KBS1 TV ‘낭독의 발견’에서 이미 선보였다. 안식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교환교수로 나가 있던 남편을 따라 2002년 2월부터 1년간 베를린에 체류한 바 있는 공지영에게 독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작가의 독일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공지영의 여섯 편의 중단편 묶음집 <별들의 들판>(창비. 2004)은 재독한인들의 삶을 통해 표현된 소설 속 이야기들은 처절하고 잔혹했던 80년대를 배경으로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임수경 방북에 연루돼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잡역부로 일하는 남자의 힘겨운 삶을 담은 ‘네게 강 같은 평화’, 신학공부를 하러 온 신부와 사랑에 빠진 독일이민2세의 이야기 ‘열쇠’, 부모의 이혼으로 한국과 독일에서 따로 자란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 ‘별들의 들판’은 모두 재독한인들의 삶 속에 한국이라는 공간과 고단했던 시대상을 담았다.

단편 ‘귓가에 남은 음성’은 ‘5월 광주항쟁’을 전세계에 알렸던 주인공과 위르겐 힌츠페터와의 만남을 기록한다. 주인공은 타국인의 눈에 심장에 기억된 역사의 비극과 폭력 앞에서 괴로워한다.

작가는 `모두가 잊은 것처럼 ‘착각’하는 것일 뿐 누구도 잊지 않은 것이 역사`라고 말한다.

<별들의 들판>속 베를린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그 안에서 공지영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작가의 끊임없는 이 질문은 소설 속 인물들이 겪거나 목격한 시대를 진지하게 통찰하는 과정에서만 얻어 낼 수 있는 해답이다.

(사진 = 2004년 프랑크푸르크 국제도서전 포스터)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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