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여운 할머니` 그림으로 이웃사랑
`너무 귀여운 할머니` 그림으로 이웃사랑
  • 북데일리
  • 승인 2005.10.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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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웃을 위해 살며 또한 황혼이지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박정희 할머니를 보니 정말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지어지네요. 저의 삶에 큰 지침이 되는군요.” - 장경연

“저도 나중에 늙어서 할머니처럼 곱게 살면서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말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분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위안이 되고 자랑스럽습니다.” - 최윤정

극진한 자녀 교육과 헌신적인 이웃 사랑을 베풀어온 박정희 할머니(83)의 사연이 MBC 시사매거진 2580(지난 2일 방송분)을 통해 방영돼,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드리웠다.

방송에 따르면 박정희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인 192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3년간 교사로 근무했다. 내과의사인 남편을 만나 1남 4녀를 낳은 박 할머니는 20명이 넘는 대 식솔의 살림을 도맡으면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한 공로로 지난 1997년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박정희 할머니가 펴낸 <나의 수채화 인생>(미다스북스. 2005)은 5남매를 키우며 세상에 대한 헌신적인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간직하고 살아온 박 할머니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일생이 담긴 그림 에세이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 모두 아름다운데 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그는 나이 예순에 화가로 데뷔, 수채화협회 공모전에 수차례 입선과 특선을 해온 늦깍이 화가지만 일평생을 그림을 그리며 수채화 같은 인생을 살았다. 책 속에서는 박 할머니가 자식들과 이웃들에게 행한 아름다운 사랑과 교육이 그림과 함께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펼쳐진다.

박정희 할머니는 2000년 12월, KBS 일요스페셜 ‘사랑-박정희 할머니의 육아일기’로 소개돼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그가 1952년에서 1963년 사이에 5남매를 보살피는 살뜰한 마음으로 써나간 육아일기를 모아 엮은 <박정희 할머니의 육아일기>(한국방송출판. 2001)는 엄마들에게 자녀 교육 지침서와 같은 책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할머니의 선친 송암 박두성 선생은 1926년 11월 4일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을 창안한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릴만큼 유명한 분. 그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1920년 ‘조선어점자연구회’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었고, 시각장애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훈맹정음을 완성했다.

평생을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한 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은 연으로, 박정희 할머니 또한 자신의 그림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시각장애인 점자도서관에 기부를 했고, 매달 정기적인 후원을 해오고 있다. 또한 얼마전 고인이 된 남편 유영호 박사는 인천시 화평동 ‘평안의원’을 열어 가난한 이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치료를 해준 참된 의사로, 지난해 퇴임 전까지 돈 버는 일보다 환자를 고치는데 더 애를 써왔다.

이제, 박정희 할머니는 고 유영호 박사가 운영해온 평안의원 입간판 뒷면에 ‘평안 수채화의 집’을 새겨 넣어 새로 간판을 달았다. 아픈 사람 돈 없다고 돌려보낸 적이 없는 평안의원에 ‘수채화 교실’을 연 박 할머니는 그림 배우고 싶은 아이며 어른 마다않고 불러 모아, 대를 이어 이웃들의 마음을 치료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 = 나의 수채화 인생 책 표지와 박정희 할머니, 해오름 제공)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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