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때 연인과 꼭 발레를 봐야할 이유
크리스마스 때 연인과 꼭 발레를 봐야할 이유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2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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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번의 사랑> 윤단우 글 / 로제타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열아홉번의 사랑이라니... 사랑을 열아홉번이나 했다구?’ 책 제목만을 본 순간 바로 든 생각이다. 사랑에 관한 소설인가 싶었다. 사실 이 책 <열아홉번의 사랑>(로제타. 2015)은 무용전문지 취재기자가 쓴 발레작품 열아홉편에 대한 에세이다. 그 모든 작품의 주제는 바로 사랑. <지젤>의 여주인공 지젤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등 모두 사랑에 빠진 여인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발레 한 편을 보고 나면 사랑해주는 사람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은 실연의 아픔도 위로가 되었다고. 그녀가 소개하는 첫 번째 작품은 <지젤>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순진한 시골소녀가 신분을 감춘 귀족 도련님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인이 있다. 그 충격으로 죽음을 맞는 지젤. 하지만 죽은 뒤에도 지젤은 사랑하는 이의 목숨을 구원한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그는 나를 사랑하는가, 사랑하지 않는가. 그가 오늘 속삭인 밀어는 진심인가, 진심이 아닌가. 왜 사랑은, 사랑은 사람을 이토록 불안하게 하는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은 왜 그리도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지는가.

사랑이란 누군가 다른 이에게 내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며, 그 내어준 순간부터 나의 마음은 이미 내 것이 아니게 된다. 내 것이 아닌 마음에 불안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꽃잎을 떼어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하고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점쳐보는 것은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애처로운 안간힘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지젤(Giselle)>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사랑을 품은 마음이 얼마나 약해질 수 있는지, 그 약해진 마음을 짓누르는 불안의 크기는 또 얼마나 큰지, 그로 인해 무너진 마음이 어떻게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다.” (p.16)

그간 발레가 어려웠다면 이 책이 그 생각을 바꿔줄 것이다. 발레에 대한 글에 사진과 그림을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발레를 “사랑의 가장 극적인 표정을 드러내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책을 덮고 나면 문득 아름다운 발레 한 편 감상하고픈 마음이 간절해질지 모른다. 발레 속 사랑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정화시키고 싶다. 한해가 저무는 연말 발레 한 편에 마음을 맡겨 보는 것도 좋겠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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