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어부들만 아는 섬의 독특한 장묘문화 '초분'
[책속의 지식] 어부들만 아는 섬의 독특한 장묘문화 '초분'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5.12.1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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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여인숙> 이용한 글 / 링거스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장묘법이 있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장법은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50여개의 섬 여행기를 담은 <물고기 여인숙>(이용한 글.링거스.2010)에는 섬의 독특한 장례문화인 ‘초분’이 소개되고 있다. 책속의 내용은 이렇다.

초분이란 사람이 죽으면 바로 매장하지 않고 1~3년 동안 땅위에 풀과 짚으로 덮어 보관하는 장법이다.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법이다.

섬에 초분이 생겨난 이유는 출어를 나갔던 자식이 돌아와 부모의 주검을 볼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섬에서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래서 고기를 잡기 위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열흘씩 출어를 나갔다. 출어를 나간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집에 남아 있는 식구들은 일단 초분에 조상을 모셔두었다가 상주가 출어에서 돌아오면 정식으로 다시 장례를 치렀다. 이렇게 초분에 모신 주검은 3년 후 뼈만 추려서 다시 이장을 했다.

            사진: <물고기 여인숙>(이용한 글.링거스) 234쪽, 초분

그렇다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초분은 어떻게 된 일일까. 

"선산도 없고 이장할 비용도 마련되지 못한 경우 몇 십년씩 초분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과거 군사독재 시절만 해도 초분을 비위생적인 매장법으로 규정해 금지한 적이 있었으나 초분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겨우겨우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초분은 90년대를 넘기면서 급격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제는 초분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섬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242쪽

요즘은 화장(火葬)을 많이 한다. 비록 장법은 예전과 다르지만 죽은 가족을 애도하는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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