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극적인 하룻밤' 한예리 "'몸친'이요? 좋아하는 감정만 있다면"
[인터뷰] '극적인 하룻밤' 한예리 "'몸친'이요? 좋아하는 감정만 있다면"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5.12.0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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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나이를 먹어도 현장에서 중심을 잡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사진 = 이동환 기자

[화이트페이퍼=김재범 기자] 한예리는 특별해 보였다. 예쁜 얼굴도 아니다. 여배우에겐 무례한 말이다. 하지만 한예리도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여)배우가 미모가 우선된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선 진짜 무례가 될 수도 있겠다. 배우란 직업의 우선성을 고려하면 말이다. 배우의 본분을 망각한 이른바 ‘얼굴’ 배우란 지적도 될 듯하니 말이다. 그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보면 한예리는 분명 확실하게 배우다. 그의 얼굴은 예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의 얼굴은 얘기를 담고 있다. 어떤 얘기라도 담아내면 스토리가 된다. 그렇게 ‘극적인 하룻밤’의 ‘시후’가 담고 있고 풀어낼 얘기도 한예리의 얼굴을 통해 스크린에 구현됐다. 이 매력적인 능력의 소유자는 어떻게 보면 여배우가 꼭 갖춰야 할 진짜 능력을 지금까지 보여주고 발휘했다.

‘극적인 하룻밤’의 개봉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인터뷰를 위해 만났다. 안될 만남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하루 전’이란 묘한 시간차로 ‘극적인’ 만남을 빗대어 인사를 건내자 크게 웃는다.

▲ 사진 = 이동환 기자

“제가 너무 쎈 영화에만 나와서 어떤 분이 ‘의도한 선택이냐’는 질문도 하시더라구요. 여배우 중에 로맨틱 코미디 하기 싫은 분은 없을거에요.(웃음) 저도 하고 싶었죠. 잘 안들어와서 문제였지. 하하하.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하기호 감독님이 절 우선으로 생각하셨다는 말씀에 너무 감사했죠. 얘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게 나온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청춘들의 솔직한 연애담을 얘기하는 영화답게 의외로 노출의 수위도 강하다. 영화 시작과 함께 얼마 뒤 스크린에는 한예리와 윤계상의 거친 숨소리가 퍼진다. 쑥스러워할 법도 하지만 한예리는 호탕하게 웃는다. 기왕 할 건데 ‘뺄’ 필요 있었겠냐는 말이다. 제대로 했다. 물론 다른 영화에서도 어느 정도의 노출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장 쎈 노출이었다.

“오히려 주변 분들도 그렇게 노출 수위로만 봤을 때는 약하지 않았나란 분들도 있어요. 하하하. 뭐 저도 좀 벗지만 그렇게 야하지는 않았잖아요.(웃음) 사실 대사가 좀 쎘?? 상상력을 부르는 주고받는 대사가 야한 느낌이 강했죠. 뭐 그 나이에 연애 하시는 분들 평소에 주고받는 말이잖아요. 아닌가. 하하하.”

‘극적인 하룻밤’의 제목에 걸맞게 ‘하룻밤’에 벌어진 정훈(윤계상)과의 베드신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영화 스토리 역시 ‘원 나잇’ 이후 벌어진 두 남녀의 감정 변화가 동력이다. 영화 시작 후 초반 등장한 두 사람의 임팩트가 가장 중요했다. 그 장면의 중요함과 부담감은 한예리에게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감독과 상대방(윤계상)의 배려가 한예리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의외로 베드신 부담이 적었어요. 뭐 수위는 달랐지만 경험도 있었고. 글쎄 이상할 정도로 긴장이 안된 건 아무래도 감독님과 계상 선배님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겠죠. 두 분과 저 이렇게 셋이 사전에 충분히 합의를 많이 거쳤어요. 가장 중요한 건 저한테 생각할 시간, 준비할 시간을 정말 많이 주셨어요. 안 그랬다면 상처 많이 받았겠죠. 진짜 배려 받는다는 느낌? 너무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사실 베드신의 임팩트가 쎄다고 하지만 참 예쁜 모습이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예리와 미모는 좀 거리가 있다. 한예리도 ‘에이 알죠’라며 웃는다. 그럼에도 스크린 속 ‘시후’(한예리)의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다. 흡사 순정만화 속 여주인공의 그것처럼 달콤한 모습이었다. 남성 판타지의 한 쪽을 건드리고도 남을 이미지가 한예리의 ‘시후’였다.

“감독님이 무조건 주문하셨던 게 ‘예쁘게’였어요. 베드신조차도 여자들이 봤을 때도 거부감이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길 원하셨어요. 사실 제 목표도 오로지 예쁘게 였죠. 하하하. 제가 좀 무겁고 쎈 영화들이 많이 했었잖아요. 한예리도 이런 장르가 가능하구나. 이런 느낌을 주고 싶었죠. 친근하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으면 했는데. 감독님이 정말 잘 그려주셨어요. 너무 감사해요.”

한 없이 착하기만 할 듯한 한예리의 모습에서 또 다른 이미지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번 ‘극적인 하룻밤’이다. ‘코리아’에서 북한 탁구 선수를 연기하면서 선보인 둥글한 얼굴형, ‘해무’에서 선보인 어눌한 연변 사투리의 처녀. 모두 한예리의 선한 이미지와 맞닿아 있었다. 이번 영화에선 속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내뱉는 모습도 선보인다. 속 시원한 한 장면이었단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요? 전 사실 그렇게 어디서 소리치고 욕 못해요. 하하하. 진짜에요. 뭐 영화니깐 가능한 장면이죠. 그래도 찍으면서 정말 쌓인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았던 장면 중 하나에요. 글쎄요. 그렇게 열린 공간에서 소리치면서 욕을 내뱉는 분이 있을까요. 미친X 소리 듣기 딱 좋죠. 하하하.”

극중 시후와 정훈은 예상대로 좋은 결과를 맺을지 예상 밖의 결과를 선택할지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기면 된다. 만약 한예리는 극중의 시후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옛 남친과의 미련을 선택할까. 그것도 아니면 ‘몸친’과 ‘애인’의 경계선에 선 ‘정훈’을 선택할까.

“영화 속 옛남친과 정훈 딱 두 명만 놓고 보면 당연히 정훈이죠. 하지만 현실의 한예리는 사실 두 명다 아니네요. 하하하. 전 개인적으로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좋아요. 어떤 토론이나 논의를 잘되는 사람이 아니라, 나랑 통하는 사람. 좀 어려운데 그래요. 그래서 지금 연애를 못하나. 하하하. 뭐 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몸친’도 가능하다고 봐요. 물론 지금의 전 일이 더 좋답니다(웃음)”

현재 한예리는 영화 ‘사냥’의 막바지 촬영에 집중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사냥’은 100% 야외 촬영 영화란다. ‘쎈’ 영화 전문 여배우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한예리도 ‘사냥’의 강도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에도 재미있고 즐겁다고. 대선배 안성기와의 작업에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단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막연한 단어인데 정말 그래요. 좋은 사람의 기준이 뭘까요. 좋은 배우의 기준은 뭘까요. 그럼에도 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저 굳이 설명하자면 안성기 선배님 같은 배우? 선배님처럼 나이를 먹고 현장에서 중심을 잡고 계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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