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성석제, `초콜릿공장` 작가에 빠진 까닭
소설가 성석제, `초콜릿공장` 작가에 빠진 까닭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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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제작단계서부터 주목받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팀 버튼 감독과 주인공 윌리 웡커 역을 맡은 조니 뎁 콤비는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 국내에서는 개봉 2주차인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 3위에 올랐다.

영화의 원작은 세계적으로 1400여만부가 팔린 동명베스트셀러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영국작가 로알드 달(사진. 1916~1990)의 1964년 작품이다. 이 동화는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와 함께 그를 전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로알드 달은 ‘에드가 앨런 포’ 상 두 차례와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고, 2000년 ‘세계 책의 날’ 전세계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도 뽑혔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다.

소설가 성석제의 말을 빌리자면 “로알드 달은 철두철미한 프로다. 그에게는 허술한 작품이 없다. (중략) 이제까지 내가 읽었던 소설의 서열을 매기라 한다면 나는 로알드 달의 소설을 다섯 손가락 안에 놓겠다”라고 극찬했다.

‘맛’(2005. 강)은 로알드 달의 상상력과 기막힌 구성력, 은근히 죄여오는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단편 10개를 묶어 낸 소설집이다.

“오 헨리, 모파상, 서머셋 몸이 함께 들어있다. 그만큼 단단하다. 이 작가에게 깜짝 놀랄 만큼 황다한 결말만을 제시한다면 그는 즉시 그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를 써낼 것이다. 그의 이름은 바로 로알드 달이다” - 뉴욕 타임즈-

각각의 이야기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단순하고 가벼운 출발을 보인다. 하지만 결말까지 예상대로 흐를 것이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고 읽어야 한다.

“자신이 딸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다고 스스로에게 우겨보았자 소용없었다. 이 빌어먹을 배가 뒤로 돌아가지 않는 한, 이제 와서 그가 이기려면, 배가 후진을 해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다시 방향을 틀어 정상적으로 항해를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글쎄, 혹시 선장한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지도 몰라. 딴 돈의 10퍼센트를 주겠다고 하면. 원한다면 더 줄 수도 있다고 하고. 보티볼 씨는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무슨 충격을 받은 듯 눈이 커지고 입이 떡 벌어져 있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던 것이다....” (소설 `항해거리` 중)

와인 원산지 맞추기 내기를 하던 두 남자, 벌칙은 와인 한상자 내기였던 그들의 놀이는 급기야 딸의 인생까지 거는 심각한 장난이 된다, 조금씩 상대의 가슴을 졸이며 내기의 승리에 접근하던 남자가 결국엔 어떤 처지에 놓이는지 보여주는 표제작 ‘맛’을 비롯 책에 실린 단편은 10편 모두 그 다음 장면을 예상하는 독자의 상상력을 단박에 뒤집어 버린다. 처음 몇 편을 읽은 후 부터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사진 =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틸컷) [북데일리 송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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