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 장석주가 꼽은 최고의 명문장
독서광 장석주가 꼽은 최고의 명문장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2.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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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장석주 글 / 추수밭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글쓰기 초보자에게 필사가 유익한 방법으로 인식되면서 필사 책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좋은 글들을 담은 책도 있지만, 함량 미달인 글도 많아 필사 책을 찾는 이들에게 혼란을 준다.

문장 노동가이자 다독가인 장석주 시인이 가려 뽑은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추수밭.2015)은 독자들이 혼란을 벗고 명문장의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책이다. 내로라하는 문장가인 김훈, 피천득을 비롯해 김영하, 김애란, 박완서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과 세계적인 문호들의 작품 가운데 그를 사로잡은 명문장들이 즐비하다.

그가 정한 명문장의 기준이 뭘까. 책에 따르면 명문장이란 지혜와 인생의 정수를 함축된 구조 속에 담아낸 문장이다. 그가 감각적이고 영혼을 울리는 문장으로 꼽은 명문장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를 여는 첫 문장이다.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 리. 타." -8쪽

출간 당시 롤리타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이 대목이 왜 인상적인 장면인지 짐작할 수 있다. 롤리타는 영원히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는 주인공 험버트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첫 문장이야말로 소설에 깔린 지독한 욕망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명문장에 대한 간략한 평설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이 안내하는 명문장을 따르다 반가운 대목을 만난다면, 그것도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재미일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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