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천천히... 달달한 연애 소설 '슬로 굿바이'
이별은 천천히... 달달한 연애 소설 '슬로 굿바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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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굿바이> 이시다 이라 글 권남희 옮김 / 예문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설렘과 기쁨으로 충만한 연애 초기. 이 시기가 지나면 상대와 헤어져야 할 여러 가지 이유들이 눈에 보인다.

일본의 나오키상 수상 작가 이시다 이라의 첫 연애소설집 <슬로 굿바이>(예문사. 2015)에는 열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주인공들은 모두 20대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연애를 시작하며 순간 순간을 ‘핫‘하면서도 ’쿨‘하게 이겨낸다.

이 소설에는 매력적인 ‘초식계’ 남성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 소설 ‘울지 않는다’에서는 2년간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아예 마음이 굳어 버린 ‘여자사람친구‘ 곁에서 그녀를 다독이며 지켜보는 순정남 ’스기모토‘가 등장한다. 그는 사랑이나 성공 같은 힘든 것에 빠지는 대신 그저 실연당한 여자 친구 옆에 있어주는 착한 남자다.

“난 괜찮아, 라고 했다. 하나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역시 착하네. 세이지와는 전혀 달라.”

착한 게 아니었다. 나는 우유부단해서 남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 누구나가 인생의 주역이 되고 싶어 하지만, 꿈이고 사랑이고 성공이고, 어째서 그렇게 힘든 것에 다들 손을 대고 싶어 하는 건지. 그쪽이 신기했다.” (p.26)

표제작 ‘슬로 굿바이’에는 헤어지게 된 여자 친구와 하루 동안 이별여행을 하는 주인공 '후미히로'가 등장한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와 어째서 그녀가 자신과 헤어질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는 후미히로. 한참을 혼란스러워하다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이별이 그려진다.

또 다른 단편 'You look good to me'는 모자 없이는 외출하지 않을 정도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남자 친구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츰 마음을 열고 자신을 회복해 가는 ‘미운 오리 새끼’의 이야기다.

소설 대부분 젊은 남녀 간의 이별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읽고 나면 달달하고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연애소설이다. 가벼운 독서를 원할 때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읽기 좋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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