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거짓말? 판매전략 "허와 실" 격론
마케팅은 거짓말? 판매전략 "허와 실" 격론
  • 북데일리
  • 승인 2007.07.02 0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토마토⑩]<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북데일리] <보랏빛 소가 온다>(재인. 2004)의 저자 세스 고딘이 강렬한 표지의 신작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재인. 2007)를 펴냈다. 이번엔 소비자 만족도에 대한 심리학을 다뤘다.

책은 훌륭한 마케터라면 논리보다는 감각에 호소하는 스토리, 진실한 스토리, 소비자들의 세계관에 일치한 스토리를 짜라고 조언한다. ‘과장 광고’에 예민한 독자를 흥분시킬 만한 대목도 있다. 광고와 마케팅의 화려함 속에 가려진 뒷모습을 속 시원히 까발리는 책이다.

북데일리는 광고의 허와 실을 논하는 이 책을 두고 제10회 난상토론회 ‘북토마토’를 개최했다. 책값거품, 닌텐도 DS 열풍 등 다양한 논제거리가 등장해 열띤 격론이 펼쳐졌다.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 2006) <내 머릿속에 개들>(문학동네. 2006) <자유롭게>(21세기북스. 2006) <뜨거운 관심>(다산북스. 2006) <핑퐁>(창비. 2006) <뿌리깊은나무>(밀리언하우스. 200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 2006) <다산선생지식경영법>(김영사. 2007)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부글북스. 2006)에 이은 이번 토론회에는 북데일리 시민기자 이동환, 구희진, 김대욱, 신기수, 이광준, 신용철 칼럼니스트 이용준,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김민영 기자가 참석했다.

‘북토마토’는 국내 유일한 책 뉴스 사이트인 북데일리가 주최하여 책 시민기자들이 만들어가는 책 토론회의 이름이다. 북토마토는 ‘토론을 마음껏 즐기는 토론회’의 약자다.

▲끝없는 책값 거품 논란

신기수 책에 따르면 객관적인 필요보다 비합리적인 요구에 의해 소비자는 좌우 된다고 한다. 마케터라면 철저히 소비자들의 변덕스러운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생기는 것 같다. 책값 거품 논란이 그 예다.

김민영 많은 책들이 쏟아지다 보니 표지나 디자인 경쟁이 치열하다. 이렇듯 화려해지는 책의 외형에 반감을 갖는 독자들도 늘고 있다. 한 언론 기사에 보니 “책을 문고판으로 만들어 달라”는 댓글이 많이 달려 있더라. 책값을 내려달라는 거다. 그런데 이런 반응을 출판관계자들에게 전하면 문고판을 만드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반색하더라. 안 읽는 사람들은 문고판을 만들든 말든 여전히 안볼 것이고, 그렇게 싸게 만들면 도대체 몇 권을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겠냐고 반문한다.

이동환 인쇄매체 역사가 긴 외국의 경우, 책 읽는 인구가 폭넓기 때문에 호화장정으로 만들든, 문고판으로 만들든 책이 팔린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말씀하신 대로, 책 읽는 인구가 적다보니 시장이 너무 좁다. 누군가 문고판을 만든다면 극심한 경쟁에서 도태될 게 뻔하다. 결국, 남보다 튀게 만들어야 소비자의 눈을 끌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에 들어가는 제작비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고아라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미스터 노우’라는 시리즈를 문고판으로 시도한 적이 있다. 고전을 새롭게 접근하려고 했는데 결국 소비자들의 눈을 끌지 못했다. 아직은 위험하다.

김민영 문고판이라고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쇼퍼홀릭>처럼 성공한 사례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후죽순으로 따라간다는 거다. 최근 나오는 책들을 보면 외형 치장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고아라 모두가 내용보다 외향에 치중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용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외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신기수 고아라 기자 생각에 부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디자인 분야에서는 뒤쳐져 있다. 북디자인 역시 새로운 시도가 계속 되어야 한다. 장정이 화려해지면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그런 책들의 내용이 모두 별로라고 볼 수는 없는 문제다.

김민영 문제는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거다. 1+1 경품이벤트나 할인 경쟁도 처음에는 모두 이렇게 시작됐다. 저비용만으로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지 화려한 장정 싸움으로 결판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세스 고딘이 말한 대로 ‘리마커블’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오직 경품이나 화려한 표지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광준 원점으로 돌아가면 책을 안 읽는다는 문제가 다시 거론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고판으로 만든다고 해도 책을 안사는 사람은 여전히 안살 것 같다. 지하철 출퇴근길에 읽기에는 양장본이 좋을 때가 있다. 지지해주는 맛이랄까 그런 게 있다.

신용철 어떤 책은 1, 2쇄는 문고본이었다가 양장으로 바뀐 경우도 있더라. 그만큼 사람들이 외형을 중요시 한다는 뜻일 꺼다. 책을 거칠게 보는 편이라 구기거나, 가방에 넣기 쉽지 않은 양장본은 왠지 불편하다.

▲닌텐도 DS 성공, 이나영, 장동건 덕분?

신기수 화제를 바꿔보자. 책이 말하는 ‘입소문마케팅’. 주변에서 접한 것 중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나. 가장 먼저 닌텐도 DS가 생각난다. 이나영, 장동건을 CF 스타로 기용하면서 엄청나게 성공했다.

김대욱 맞다. 입소문 마케팅으로 정말 큰 덕을 봤다. 27만대를 출하했다던데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장동건, 이나영이 등장하자 그간 게임이 갖고 있던 칙칙한 이미지가 한번에 없어졌다. 한마디로 신선하고, 도시적인 느낌으로 바뀐 거다. 여성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민영 유명 스타가 나왔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CF를 여러 번 봤지만 무슨 제품을 광고 하는 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다. 스타 자체만을 봤지, 상품에 대한 호기심은 없었던 거다. 아마, 게임 자체에 관심이 너무 없기 때문 일 거다. 나 같은 소비자까지 현혹 시킬 줄 알아야 이 책이 말하는 훌륭한 마케터로 꼽힐 것이다.

신용철 나 역시 그렇다. 잠깐 해보기는 했는데 중독 될 정도는 아니었다. 닌텐도를 하느니 책을 읽겠다. 모두 취향 차이다.

구희진 입소문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이 전자 기기인 것은 맞다.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는 상품이라야 입소문이 날 수 있다. 닌텐도 역시 그렇다. 친구들 사이에서 재미있다는 말이 있었고, 타는 지하철 마다 사람들이 그걸 하고 있으니 궁금해지더라. 자연스럽게 “얼마나 재미있길래”라는 관심이 생겼다.

김대욱 초반에는 스타 기용으로 주목을 끌었다면, 이제 닌텐도 DS는 막강 소프트웨어로 구매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뇌연령이나 영어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가 되어 있는데 이외에도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출시 될 것으로 알고 있다. 무척 기대된다.

▲총평 ‘아쉬움 반, 만족 반’

김민영 개인적으로는 이 책보다 <보랏빛소가 온다>가 더 좋았다. 출간 된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보랏빛 소’의 의미는 각별하다. 각 개인은 조직에서 얼마나 리마커블한 존재인지, 우리가 속한 조직은 또 시장 전체에서 얼마나 리마커블한 존재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 쟁이>가 특정 분야의 종사자들을 위한 책이라면 <보랏빛 소가 온다>는 모든 샐러리맨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동환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재미있게 읽었다. 소비자 구매형태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을 만하다. 다만, 사례가 우리 것이 아니라 와 닿지 않는 대목이 있어서 아쉬웠다.

김대욱 마케팅 분야 책은 처음인데 재미있었다. 평소에 의문을 갖고 있던 것이 해결이 됐다. 전에는 비싸기도 하고 의자도 불편한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됐는데 이젠 이해가 된다. 브랜드 마케팅, 마케터에게 필요한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세상이 달리 보인다.

이광준 나 역시, 스타벅스에 대해 막연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것이 깨졌다. 이젠 소개팅에서 여자를 만나면 그런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또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용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책이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곧 ‘허영심’과 ‘거짓’으로 해석 된다. 스토리텔링이 과도해지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꼴이 된다. 얼마 전 한 시사프로그램을 봤는데 마시면 병이 낫는 물이 있다고 하니 사람들이 모두 그걸 사 마시더라.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판매자의 달콤한 전략과 말에 넘어가는 것이다. 말만 잘하고 포장만 잘해서 물건을 잘 파는 스토리텔링이라면 위험하다.

신기수 책의 요지는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특색 있는 스토리를 넣어 마케팅 하라는 것이다. 마케터가 원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훌륭한 스토리로 만들라는 것이 핵심이다. 비즈니스 할 때 큰 도움이 될 책인것 같다.

(사진 = 고아라 기자)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