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 잇] 무라카미 하루키 "상상력은 큰 자산이기 때문에"
[책속의 포스트 잇] 무라카미 하루키 "상상력은 큰 자산이기 때문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3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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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내 방식대로 읽고 쓰고 생활한다는 것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상상력은 창조력의 시작이다. 바라는 것을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의도하고 마침내 의도한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버나드 쇼의 명언이다. 상상력을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품을 집필할 때 스토리를 정해놓지 않는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자신도 모른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서서히 만들어 간다는 것. 오롯이 작가 상상력에 의존한 창작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마음산책.2015)에 글쓰기에 대한 가상 토론이 실렸다. 작가 임경선이 묻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답하는 형식이다. 가상 토론이나 하루키의 답변은 그동안 여러 매체에 실린 실제 인터뷰 내용이다. 다음은 상상력과 관련한 하루키의 답변이다.

창작에 자극을 받은 다음엔 내 안에서 한두 개의 단어나 개념이 번뜩 떠올라요. 계속 맴돈다고나 할까. (중략) 하지만 글을 쓰기 전에 ‘사전 조사’는 안 해요. <태엽 감는 새>의 경우에는 원고를 다 쓰고 나서 만주와 몽골로 가서 몇 가지 사안을 확인하는 정도였지요. 상상력은 큰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사실 확인부터 해서 상상에 방해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단편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디어나 에피소드 혹은 기억나는 풍경이 하나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어떤 대사 한 줄이나 황당무계한 가설 하나만 있으면 되지요. (중략) 누구라도 자유롭게 연상할 수는 있어요. 그것을 최대한 즐기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문제지만. 그 즐거운 상상을 ‘과제’로 생각한다면 이미 자유롭지 못한 거죠.

편하게 여유로운 태도로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글의 소재는 ‘자신이 가야 할 곳’을 알아서 찾게 된답니다. 단편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자발성’입니다. 그래서 특히나 단편소설 초고는 3일을 넘기지 말고 단숨에 써야 합니다. -177쪽~178쪽 중에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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