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이게 뭡니까"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이게 뭡니까"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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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KBS2 개그 프로그램 `폭소클럽`에서 인기를 끈 `블랑카` 정철규(사진)의 이 유행어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텃세와 차별을 신랄하게 꼬집어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외국사람 못지 않은 외모와 연기력을 덧한 그의 개그는 한국어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의 애환을 풍자했다. 사장이 "사내 연애하면 모가지"라고 말했다면 블랑카는 `사내`를 `회사내`가 아니라 `남자`로 해석한다.

자신과 사내 연애중인 봉숙이를 남자로 의심하고 "봉숙이, 손도 크고, 허벅지도 큰 게 아무래도 날 속인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급기야 "봉숙이한테 야 임마, 사나이 대 사나이로 한 판 붙자"고 말한 블랑카. 결국 봉숙이한테 처참하게 패한 블랑카는 "사내 연애하는 한국인들 정말 나빠요"라고 말을 맺는다.

현재 정부가 추산하는 국내 외국인노동자 수는 약 42만명.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이 유난히 강한 한국에서 많은 `블랑카`들은 오늘도 생존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2005. 중앙출판사)는 `블랑카`를 소재로 인권 문제를 풀어낸 창작동화다. 초등학생이 본 외국인 엄마의 슬픈 삶이 담겨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엄마를 여의고 작은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다 아빠의 재혼으로 베트남인을 새엄마로 맞게 된 하나. 하나는 맘씨 곱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새엄마를 좋아하지만 친구들이 엄마를 `여자 블랑카`라고 놀리자 큰 상처를 받는다.

게다가 동네 슈퍼마켓 아줌마가 엄마를 무시하며 반말로 대하던 일, 새엄마와 아빠 사이에 태어난 동생 공두와 함께 놀이터에 가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쳐다보던 일 등을 통해 하나는 `블랑카 엄마`를 둔 자신을 창피해 한다.

마침내 "엄마가 자신을 미워하고 때려서 같이 살기 싫다"고 거짓말하는 하나. 아빠는 그로 인해 엄마를 때리는 일까지 벌어진다. 두들겨 맞던 엄마는 울부짖는다. "한국 사람들은 나빠요. 외국인 노동자도 사람이에요. 왜 짐승 취급해요". 이를 지켜보던 하나는 아빠를 막으며 눈물로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한다.

하나는 방송뉴스에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인권 운동에 몸담은 `블랑카 엄마`가 보도된 후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사진 = KBS 제공)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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