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사회 필요' 공지영 작가와 함께 한 북밴 북콘서트
'공감하는 사회 필요' 공지영 작가와 함께 한 북밴 북콘서트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26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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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남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은 ‘너 자신의 고통도 느끼지 말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 말에는 대답도 하지 말고 저항해야 해요.”

성남시 중앙도서관은 24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공지영 작가 초청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는 작가와 사회자와의 질의․응답과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의 책 노래로 진행됐다.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

공지영 작가는 우리나라 대표 작가 중 한명으로 늘 약자 편에서, 하지만 당당하게 글을 쓰는 작가다. 그녀는 집필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활동과 ‘사회적 발언’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날은 북콘서트의 주제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한겨레출판. 2015)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23살에 결혼한 작가는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해 어떻게 요리를 하는지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작가의 “딸도 똑같이 전화를 하더라”며, “요리도 알려주고 잔소리도 할 겸해서 이런 글을 썼다”고 전했다. 작가는 잔소리라고 표현을 했지만, 독자들은 자신의 아이들한테도 해주고 싶은 애정이 넘치면서도 냉철한 충고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자녀들 때문에 걱정인 부모에게 자신의 경험도 들려줬다.

공지영 작가초청 북밴 북콘서트 /성남시청 온누리홀 공연사진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가 있어요. 그건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를 필요로 할 때 좀 더 같이 있어주지 못하고, 같이 있더라도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거예요. 그리고 쓸데없는 것에 “안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어요.”

이런 이유로 그녀는 후배들에게 자주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엄마가 하는 “안돼”라는 말에는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사춘기 지나서 정말 안돼라는 말을 할 때가 온다. 아이가 불속에 손을 집어넣을 때 같은 극한상황 말고는 안 된다는 말을 좀 아끼고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해라.”

또한 미국 ‘911 테러’ 희생자들의 예에서 보듯이, 죽기 직전 그들이 휴대폰으로 남긴 메시지는 돈이나 주식, 공부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 모두가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미안하다” 였다. 하루에 10분쯤은 만일 내가 내일 죽는다면 무얼 할까를 생각해 보라며, 자신의 고통에도 귀를 기울이고 남의 고통에도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남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람은 이기적이라기보다는 무감각한 겁니다. 남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고통도 느끼지 못해요. 남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은 자기 고통에도 민감하고,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기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인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남의 고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특히, 그녀가 어린이들을 만나면 꼭 하는 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시민이 되는 것”인데, “훌륭한 시민은 권력이 약자를 괴롭히지는 않는지 꼭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

책이야기와 함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도 들려준 공지영 작가와 함께한 북콘서트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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