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장난이 빚는 큰 상처' 교훈 일깨우는 책
'작은 장난이 빚는 큰 상처' 교훈 일깨우는 책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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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가끔 나는 상상해 본다. 토마토가 익어 가는 나무 화분이 있고, 소풍 언니가 달아 놓은 풍경이 바람 불 때마다 장그랑 장그랑 소리를 내 주는 여기. 등받이가 있는 저 의자에 앉아 점박이 등을 쓰다듬는 내 모습. 그럼 외톨이라는 생각 따위는 안 하게 되지 않을까.” (p.9~p.10)

주경이는 초등학교 4학년 열한 살 소녀다. 주경이는 같은 반 반장 혜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혜수는 학교와 학원에서 아이들을 리드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주경이는 그런 괴로움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혼자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명인이란 아이가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오고 주경이는 혜수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일을 하게 된다. 혜수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 주경이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되고 명인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어린이 동화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비룡소. 2015)을 쓴 황선미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누군가 장난으로 저지른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잊지 못할 상처가 된다는 걸 일깨우고 싶었다고 전한다. 마치 아이가 무심코 장난으로 던진 돌멩이에 맞아 죽는 개구리들 처럼 말이다. 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주경이의 처지에 쉽게 공감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주경이가 처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책에서 아이들은 서로 화해를 하게 되고 그 모습은 무척 희망적이다.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 작가는 2014 런던 도서전에서 ‘오늘의 작가 Author of the Day’ 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 아이들의 심리를 잘 포착하고 이해하는 그녀의 감각에 고개가 끄덕여 질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기억자 소풍’의 주인 언니처럼 잔잔한 음성으로 주경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녀의 책은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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