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꾼 표창원, 공부꾼 변신이유 '폭력 아닌 두뇌로 범인잡는 셜록홈즈에 매료'
싸움꾼 표창원, 공부꾼 변신이유 '폭력 아닌 두뇌로 범인잡는 셜록홈즈에 매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1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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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너무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병실과 화장실에서 연거푸 쓰러져 졸도했다. 결국 담당의사는 내 차트에 ‘절대로 공부를 금지함’이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의 일화다.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로 범죄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시 지금의 그는 저절로 생긴 게 아니었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 연거푸 졸도하고 심지의 이를 보다 못한 담당의는 차트에 공부금지를 써야 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공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부보다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노는 것을 훨씬 좋아했다. 심지어 억지로 시키는 공부가 싫다며 야간 자율학습실에서 빗물받이 홈통을 타고 탈출도 하는 일도 있었다. 동네에서 소문난 ‘꼬마 싸움꾼’으로 유명했고 잦은 주먹질에 친구들의 치료비를 물어내느라 없는 살림은 더 쪼들릴 정도였다.

반듯한 인상과 달리 꽤 반항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떤 계기로 공부하는 그가 만들어졌을까. 그는 고액과외보다 나은 엄마와의 공부를 중요한 시점으로 꼽았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어머니에게서 직접 학습지도를 받았던 것. 당시 일방적 주입식 공부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시도하고 궁리하는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했던 부분이 성적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독서와 운동이 밑바탕이 되었다. 늘 다투시는 부모님이라는 현실로부터 도망갈 수 있었던 곳은 책이었고, <셜록홈즈> 시리즈와 모험 물은 그에게 내했던 폭력 습성도 잠재웠다. 폭력을 쓰지 않고 두뇌로 범인을 잡는 셜록홈즈의 모습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합기도 도장의 무도 수련도 함부로 몸을 쓰지 않게 해주었다고.

그는 이처럼 거칠고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을 지나 끊임없이 공부하는 프로파일러가 됐다.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다산북스.2015)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수많은 두려움을 뚫고 삶이라는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2013년에 출간된 <나는 셜록 홈스처럼 살고 싶다>의 개정판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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