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자금융거래 90%시대에 영업시간 확대가 금융개혁?
[기자수첩] 전자금융거래 90%시대에 영업시간 확대가 금융개혁?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10.1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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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은행 셔터 4시 발언'이 일파만파다. 새누리당은 금융개혁TF를 발족해 은행의 영업시간 연장을 포함한 금융회사 업무 관행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이후 금융개혁에 고삐를 죄며 '4시 셔터' 논란에 기름을 붙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들도 영업시간 연장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처럼 수요가 필요한 곳에서는 영업시간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탄력 점포 가운데 일부는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금융 시대에 은행 점포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게 금융개혁인지 의문이다. 이미 금융거래 10건 가운데 9건은 온라인 거래가 됐고 전자통장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와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이운룡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인터넷뱅킹과 같은 비대면 거래 비중은 전체 금융거래의 88.8%에 달했다. 창구를 방문하는 대면거래는 11.2%에 그쳤다. 은행권에 따르면 모바일뱅킹 대출상품 출시로 대면거래 비중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맞춰 금감원도 2017년까지 종이통장을 없애고 이메일로 은행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말엔 점포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도 탄생한다.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선진국 은행도 오후 3~4시면 문을 닫는다. 오프라인 점포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게 금융 경쟁력을 좌우하는 본질이 아니란 얘기다. 사회적 갈등도 예상된다. 영업시간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노사 합의 사항이다. 정부 눈치를 보는 은행이 밀어붙이기를 강행하면 노사 간 갈등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영업시간 확대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소비자들의 대면거래 형태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 철저한 수요조사 후 그 결과에 맞춰 영업시간과 점포를 늘려야 한다"며 "부총리 한 마디에 영업시간을 늘리는 건 금융개혁을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관치금융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강 국장은 "업무시간 연장과 금융개혁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야간 이용자 수요가 있는 지역은 지금처럼 정부가 관치로 밀어붙이지 말고 노사 간 합의를 거쳐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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