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잇] 사형수의 마지막 이야기에 스님도 눈물
[책속의 포스트잇] 사형수의 마지막 이야기에 스님도 눈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16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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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 보인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다.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사형집행은 1997년 12월을 기점으로 마지막이 되었다. 1997년 이전 죽음을 앞둔 사형수들이 남긴 유언들은 어떨까. 마지막 순간, 세상에 남기고 싶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마지막으로 이 사회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사회가 전과자들을 좀 더 따뜻이 대해주셔서 갱생의 길을 넓게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우리 같은 사람들도 출소하기 전 꿈을 갖는데 나와서 냉대를 받게 되면 자포자기 심리로 다시 범죄에 빠져들게 됩니다. 교도소에서도 초범자와 재범자는 분리 수용하여 죄를 배워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연쇄살인 김대두

“누구보다 아내와 지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주십시오. 지금 이 마당에서 제가 무슨 국가와 민족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집을 나가면 1주일에 한 번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게 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 일로 나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참으로 진정으로 제 아내와 자식들에게 미안했다고, 다른 집 아빠, 남편처럼 하지 못하고 가서 죄송하다는 말을 꼭 전해주십시오.” -정치범 곽영주 전 경무관

교도관들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최후를 보인 사형수는 누구일까. 서진 룸살롱 살인사건의 범인 고금석이 꼽힌다. 당시 22세였던 그는 유도학과 출신으로 친한 선배들을 쫓아다니다 엉겁결에 싸움에 휘말렸다. 그는 사형집행 직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세상 사람들에게 할 얘기가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지 햇수로 3년. 그동안 진리(불교) 안에서 후회 없이 뜨겁게 살다 갑니다.(중략) 한순간이라도 인간답게 사는 게 중요하지요.”

<내려올 때 보인다>(쌤앤파커스.2015)는 그의 모습을 본 교화스님이 눈물을 흘리며 반야심경을 외다 그만 까먹고 말았다고 전한다. 책의 저자는 사형수들의 마지막 순간은 결국 ‘내 삶의 마지막 순간은 어떨까’에 대한 숙고로 귀결된다 말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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