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샐러드
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샐러드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1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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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사람이 진정 자립을 한다는 것, 사람이 진정 어른이 되어 자기를 책임진다는 것은 간단하더라도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포함돼. 아주 중요한 요소지.” (p.239)

요리와 음식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TV를 켜면 소위 ‘먹방’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음식 요리법과 함께 인생을 요리하는 레시피를 전해주는 예는 별로 없다. 그래서 공지영 작가의 신간 <딸에게 주는 레시피>(한겨레출판. 2015)는 차별화 된다.

책에서 작가는 딸에게 27가지의 요리법과 함께, 자신이 우울하고 초라해 보일 때,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돈으로부터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작가는 이미 2008년에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란 산문집을 냈는데, 이 책은 그 2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에는 시금치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보라고 권한다.

“우선 시금치를 깨끗이 씻어, 큰 접시에 예쁘게 담아. (중략) 약간 커다란 접시에 담은 시금치를 한입에 먹기 좋은 만큼 손으로 뜯어서 예쁘게 편다. 잎이 너무 많으면 줄기는 버려도 괜찮을 거 같아. 올리브유를 그 위에 살살 뿌린다. 그리고 파메르산 치즈 가루를 ‘성질대로’ 뿌린다. 끝!” (p.14~p.15)

5분도 걸리지 않을 이 요리가, 몸에 좋은 건 물론이고 매일 먹고 싶을 정도로 맛이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마치 엄마가 없는 아이 같을 때는 어묵두부탕을,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를, 그리고 모든 게 잘못된 듯 느껴지는 날에는 꿀바나나를 만들어 먹어보라고 권한다.

응원메시지와 함께 소개되는 이 요리들은, 만드는 법이 너무 쉬우면서도 먹음직스러워 보여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성인들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바로 자신의 냉장고로 가서 작가가 소개한 요리의 재료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엄마의 따듯한 마음이 담긴 특별 레시피를 내 자녀에게도 권해볼 만 하다. <정미경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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