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심리`
투자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심리`
  • 북데일리
  • 승인 2007.05.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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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지하철 안, 경제신문에 안경 너머 심각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중년의 신사와 러닝머신 위, 경제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지방을 태우는 멋쟁이 싱글은 차치물론하고 우리의 관심이 한계가 없는 부를 위한 재테크에 쏠려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KOSPI지수가 연일 기분 좋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지금, 주식 투자는 매력적인, 혹은 유일한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헌데, 너도 나도 펀드와 연금저축 등의 간접투자에서 신용거래의 위험한 직접투자에 동참하고 있는 이 마당에 꼭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주요한 생각의 거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투자의 심리’이다.

<투자의 심리학>(Sb. 2005)은 우리가 우발적으로 범하고 있는 비합리적인 투자의 이유를 분석한다. 자기회사의 주식에 애착을 갖고 투자를 한다거나,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해당기업에 투자하는 행위, 그리고 익히 알고 있는, 적어도 언뜻 들어본 기업을 그렇지 않고 인지도가 낮은 기업보다 투자대상 선정 시 우선하는 행위 등, 우리가 흔히 보여주는 투자의 심리는 더 큰 이익을 놓치거나 손실의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 말하고 있다.

일주일이 지난 뉴스-특히 그것이 경제에 관한 것일 때, 그 정보가 빛바래 가치를 잃는 속도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2005년에 출판된 이 책의 분석이 철 지난 훈계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투자의 심리학>은‘행태재무론behavioral finance`으로 전통적인 재무이론의 보충수업이 아닌 그것의 맹점을 집어내며, 전통적 경제이론에서 가정한 합리적 인간이 아닌 불합리한 선택을 반복하는 우리의 투자심리를 분석하기에 여전히 의미가 있다.

최근에 출판되어 이 책에서 말하는 ‘행태재무론behavioral finance`의 총론 쯤 되는 책으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지형. 2007)를 꼽을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전통적 경제이론이 규정하고 있는 합리적인 경제인구가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음을 규명하고, 나아가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감정의 선택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주류경제이론을 행동경제학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경제활동을 설명할 수는 없다. 우선 행동경제이론이란 불과 몇 년 전까지 이단으로 취급되어왔다. 그것이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인간의 선택을 사례별로 규명하는데 그칠 뿐, 적확한 이론정립 어려워 독립적 이론으로 체계를 갖추는 일이 현재로선 불가능한 까닭이다.

또한, 합리적인 선택으로 가는 길이 소요시간이나 보유지식의 벽에 부딪혀 간편추론(heuristic)과 편향(bias)에 의존해 투자와 소비를 결정하는 인간이 반대로 합리적 선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언제고 전통적 경제이론으로 회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요컨대, 인간은 불합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감정)를 지니고 있음에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틀로도 규명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이다. 이에 <투자의 심리학>은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인간의 심리에 따른 새로운 시장을 제시하는데 동참하기 보다는 전통적인 경제학이 뒷받침하고 있는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요인인 ‘투자의 심리’를 경계하자 한다. 이것이 같은 이론과 유사한 예증을 채택하면서도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두 책의 차이점이다.

행동경제학은 전통적 경제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우리의 심리, 즉 감정에 의해 경제활동의 방향을 잡는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악하는 매력적인 이론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대하는 우리가 알고자하는 것은 자신들의 감정이 구성원이 된 행동경제학의 사회가 아니다. 감정에 좌우되어 비합리적인 선택과 그로 인한 손실을 쌓아왔다면, 이제 그 함정에서 빠져나와 합리적인 투자를 통한 이익을 실현하는 방법을 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투자의 심리학>은 전통 경제이론을 대체 해석할 이론의 틀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일반적으로 범하고 있는 어리석은 판단을 예로 들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심리적 방어벽을 견고히 하자는 쪽에 가깝다.

비록 그러한 재해석과 연습의 과정을 통해 인간이 일시적인 감정의 선택을 지양하고 전통적 경제이론에서 가정하는 합리적인 인간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지 에는 의문이 남지만 적어도 지금 당신의 선택으로 쌓이고 있는 손실과 그 이면의 가치 있는 기회비용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광준 시민기자 yakwang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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