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가 맺어준 우정이라고?
방귀가 맺어준 우정이라고?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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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스토리킹 수상작 『쥐포 스타일』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동화는 교훈적인 내용이 있어야 할까? 아니다, 재미있게 읽으면 충분하다. 100명의 어린이 심사위원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한 동화라면 재미는 보장된 것이다. 제3회 스토리킹 수상작 『쥐포 스타일』(비룡소. 2015)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동화는 구인내와 친구들이 펼치는 활약기를 네 편의 에피소드로 담았다.

 「돌연변이 말굽자석」은 구인내가 주인공이다. 잘하는 것도 없고 친구도 없는 탐정이 꿈인 초등학교 4학년 구인내는 학교가 재미없다.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번개가 치던 수업시간에 말굽자석이 재미없는 모범생 나영재의 엉덩이에 달라붙는 사건이 벌어진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엉뚱한 구인내의 장난이라고 혼을 낸다. 말굽자석은 나영재에서 아역배우 봉소리로, 먹방 대장 장대범으로 옮겨간다. 탐정을 꿈꾸는 구인내는 세 명의 모두 방귀를 뀐 공통점을 발견하고 누구라도 방귀를 끼면 말굽자석이 붙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방귀를 모아서 돌연변이 말굽자석을 떼어버린다. 그 뒤로 구인내, 나영재, 봉소리, 장대범은 ‘가스 포’의 줄임말 쥐포(G4)로 불린다.

 모든 게 책으로 통하는 엄마 때문에 밤새 책을 읽다 사라진 영재를 찾는 이야기「책 무덤」, 여자애들에게 은근 왕따를 당하는 아역 배우 봉소리가 출연하는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위기에 빠진 봉소리를 구하는 「빛나는 거지」, 방귀 냄새로 음식을 알아 맞추는 콘테스트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는「방귀 정복자」까지『쥐포 스타일』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을 안겨준다.

 『쥐포 스타일』는 독특하다. 이전에 등장하지 않았던 방귀, 구린내, 엉덩이 같은 단어를 자연스럽게 녹아낸다. 구인내, 나영재, 봉소리, 장대범를 이어준 것도 방귀다. 방귀가 없었더라면 네 명은 친구는커녕 왕따가 되었을 것이다. 자석처럼 잡아당겨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통해 소중한 우정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아이들의 선택은 옳았다.

 ‘자석은 서로 다른 극끼리 잡아당긴다고 했지? 번개가 치던 날, 우리는 서로 다른 극을 가진 자석이 된 게 아닐까? N극, S극, A극, B극, Z극……. 우리는 다양한 극이 되어, 지금 서로를 마치게 잡아당기도 있다.’ (65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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